경제·금융

지금 거리엔 '반팔족 물결'

'계절따로 패션따로' 튀고 싶은 신세대스타일‘긴팔은 허리에 묶고, 바지는 반바지나 찢어진 청바지로. 여기에 선글라스도 살짝.’ 초봄 캠퍼스와 젊은이들의 거리에 ‘반팔족’이 활보를 하고 있다. 비록 숫적으로 ‘긴팔족’에게 밀리긴 하지만 요즘 유행을 앞서가는 젊은이라면 색다른 디자인이나 컬라의 옷이 아니라 ‘계절을 앞서가는 옷’을 입는 분위기가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낮 최고 기온이 10도 내외, 아직 꽃도 채 피어나지 않고 꽃샘 추위도 오는 요즈음은 반팔을 꺼내 입기는 한참 이른 시기. 하지만 서울 압구정동이나 명동, 신촌에서는 반팔·반바지 차림에 선글라스를 낀 젊은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여성들은 패션을 생각해서, 활동이 많은 남자들은 더워서, 이유도 갖가지다. 학교 내부의 농구코트는 아예 한여름이다. 반팔 차림의 학생들이 신나게 공과 함께 몸싸움을 즐기며 땀을 낸다. ‘반팔족’의 일원인 김남은씨(대학생·21)는 “스타일을 중시하는 요즘 두꺼운 옷은 아무래도 ‘자세’가 나오지 않는다. 좀 춥더라도 튀고 싶다”며 “아침 저녁으로는 쌀쌀하기 때문에 긴팔옷을 가방에 항상 넣고 다닌다”고 말했다. 반팔족의 등장은 주택환경과 날씨 변화와도 관계가 깊다. 어렸을 적부터 아파트 생활에 익숙해진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는 한겨울에도 실내에서는 반팔을 입는 것이 자연스럽다. 이런 생활패턴이 실외복장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지구온난화와 연관돼 봄이 점점 짧아져 더위가 일찍 찾아오는 기상 현상도 ‘반팔족’ 출현에 한몫했다. 한겨울에도 두툼한 패딩 점퍼 상의에 아래는 반바지를 입는 ‘열혈족’들 까지 있을 정도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신원 홍보실의 마진원 대리는 “2년여전부터 패션계에는 옷에 계절 구분이 따로 없는 시즌리스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계절 구분 없이 실용성보다는 스타일을 중시하는 것이 요즘 패션경향”이라며 “얼굴미인 보다는 몸매 미인이 인정받는 젊은이들 사이의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흐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장치혁 기자입력시간 2000/03/24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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