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콜금리 인하론 '고개'

최근 콜금리 인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의 금리 인상으로 국내서도 한때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기도했으나 기대와는 달리 경기 회복이 늦어지고 침체가 지속되자 경기 부양론과 함께콜금리 인하론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콜금리 인하 기대감이 일며 채권시장에서 시중 금리가 계속 떨어져 콜금리(3.75%)와 스프레드(금리차)를 계속 좁히고 있다. 채권시장에서 지표 금리인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지난 28일 전날보다 0.02%포인트 하락한 연 4.10%로 마감, 사흘째 연중 저점을 경신했다. ◆콜금리 인하론 대두..경기 자생력 약화 콜금리 인하론이 고개를 드는 것은 경기 회복 시기가 늦어지고 있는 국내 경제가 자생적인 회복력이 상당히 미약해졌다는 판단에서 비롯된다. 경기 사이클 주기가 짧아지면서 기업들의 보수적인 투자 행태가 지속되고 있는가운데 가계는 부채 부담 등으로 소비 여력이 축소돼 실물경기의 선순환이 이뤄지지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수출 호조로 인해 기업들의 이익이 증대됐으나 정보기술(IT) 중심의 수출이 자본 집약적 특성을 띠고 있어 고용 유발효과가 크지 않은데다 설비이전 등 투자증가도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에 따른 고용 증가가 제한적이나마 가처분 소득의 증가로이어지기는 했으나 가계 부채 조정으로 흡수돼 실질적인 소비 여력이 크지 않은 점도 경기의 탄력을 저하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의 투자 유인이 크지 않은 것은 물론 고용도 정체되는 악순환 구조가 계속되고 있어 콜금리 인하 등 정부의 적절한 경기 부양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콜금리 인하로 인한 부작용도 적어 현재의 경기 상황이 콜금리 인하로 인한 부작용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주장도콜금리 인하론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콜금리 인하시 통화량 증가와 수요 증가를 통해 물가 상승 압력을 가중시킬 수있으나 현재 국내 경제는 금리를 인하해도 가계나 기업의 대출이 느는 등 수요 증가효과가 크지 않아 물가에 대한 부작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경기 과열을 억제하기 위한 정부의 의지가 효과를 발휘해 최근 부동산가격이 하향 안정화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점도 정책 금리의 인하로 인한 부작용 우려를 줄여주고 있다. 이에 반해 가계 부채 부담 등을 감안할 때 추가적인 투자자금의 부동산 유입 여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돼 금리 인하시 가계의 실질 소득을 증가시키고 부채 부담을 줄여줘 부채 조정기간이 단축될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전민규 LG투자증권 금융시장팀장은 "미국 등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 국내 경기도 함께 회복될 것이라는 예상은 이미 빗나갔다"며 "가계 부문 부채가 많아 소비를못하고 있기 때문에 콜금리 인하를 통해 부채를 경감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콜금리 인하 실현 가능성은 최근 콜금리 인하론이 시장에서 확산되고 있으나 하반기에 실현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국내 경기 상황이 정책 금리 인하를 하더라도 정작 경기 진작 효과가 미미할 수 있고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애실 대투증권 선임연구원은 "장기간 저금리 기조속에서 이자율에 대한 총수요의 탄력성이 약화돼 금리 인하가 가져 올 수 있는 경기 진작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누적된 가계부채 부담과 불투명한 경제 전망으로 금리를 인하해도 신규 대출 수요를 통한 소비와 투자 지출의 증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효근 대우증권 수석연구위원도 "현재의 콜금리(3.75%)는 충분히 낮은 상황이며 금리 인하의 경기 부양 효과도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 "부동산값 상승 등부작용이 잡혀가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거시 측면에서는 경기 부양은 이미 재정 확대 등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더이상의 거시적 접근은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8일 정례회의를 열어 이달의 콜금리 운용목표를 현재의 연 3.75% 수준에서 동결해 콜금리는 지난해 7월 연 4.0%에서 3.75%로낮아진 이후 12개월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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