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로봇의 꿈

[기자의 눈] 로봇의 꿈 김희원 기자 bright@sed.co.kr 최근 한 코스닥 업체의 투자설명회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인간형 로봇의 시연을 볼 수 있었다. 20여분의 시연회 동안 눈길을 사로잡았던 것은 로봇의 움직임이라기보다 이를 어린 자식 보듯 바라보던 연구원들의 감회 어린 눈동자였다. 업체 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인간형 로봇 개발 하나에 매달린 지 어언 10여년”이라며 그간의 세월에 대한 느낌을 피력했다. 초기 저가형 지능 모듈로 관절의 움직임 정도를 시현했던 로봇은 이제 걸어다니고 회전하며 가격을 읽어내고 좋고 싫음을 표현할 정도로 발전했다. 그러나 인간형 로봇을 통한 수익을 기대하려면 현재로서는 5년 이상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는 게 이 관계자의 답변이다. 그는 “좀 더 많은 연구 자금을 모을 수 있다면 일본을 앞지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며 “다만 아직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지 않은 단계여서 현재로서는 확보된 휴머로이드 기술을 농업용 수확로봇 팔 사업 등에 이용해 수익성을 맞춰가는 실정”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한때 ‘한국의 미래’로 추앙받았던 바이오 산업의 사정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당장 개발에 따른 수익이 발생한다는 보장이 없기에 좌절을 겪는 업체들이 부지기수다. 생각해보면 ‘IT 버블’ 때도 비슷한 흐름이 있었다. 당시에는 업체들이 내놓은 청사진만으로도 실적 대비 20배, 30배 이상의 주가가 형성됐다. 비좁고 허름한 공장에서 그저 그런 부품 몇 개를 내놓고 ‘곧 나온다’를 외치던 숱한 관계자들을 보면서 기대감보다 아찔함을 품었던 기억을 사실 부인하기는 힘들다. 이런 사정 때문에 코스닥 성장주들의 주가 흐름은 굴곡의 연속이었다. 작전세력들이 단기 버블을 부추기고 여기에 개미들의 ‘묻지마 투자’가 가세하면서 주가가 급등과 급락을 거듭해왔다. 자연히 성장주에 대한 시장의 인식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로봇 등으로 대변되는 IT 산업과 바이오 산업은 별다른 자원 없는 우리나라의 다가오는 10년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산업이다. 관련업체들의 성과 등을 꼼꼼히 따져보면 코스닥 성장산업의 ‘옥석 가리기’가 마냥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코스닥은 미래의 꿈이 먹고 자라는 시장이다. 시장을 발판으로 연구력 있는 업체들이 속속 발굴돼 ‘세계 속의 한국’의 씨앗을 틔우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길 기대해본다. 입력시간 : 2006/06/19 16:35

관련기사



김광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