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지난 11월 중 나란히 대형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월판매량 300만대 돌파 기록을 세웠다.
최근 TFT-LCD시장이 공급초과와 시장둔화의 위기에 처한 가운데 대형제품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전자업체들의 전략이 성공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돼 주목된다.
2일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는 지난달 대형 TFT-LCD 판매량이 각각 313만대와 315만대에 달해 최초로 300만대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들 업체는 각각 대형 TFT-LCD 월 판매실적이 100만대를 넘어선 2002년 4~5월 이후 지난해 9~11월 중 200만대 돌파 기록을 세웠고 불과 1년여 만에 다시 300만대를 웃도는 성과를 달성했다.
◇대형제품시장 확대로 공급초과 활로모색=이 같은 판매실적 상승은 최근 공급초과 위기에 직면한 TFT-LCD 제조업체들이 대형제품시장 공략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려는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실제 TFT-LCD 가격은 공급초과로 급락해 32인치 제품의 경우 올초 1,050~1,200달러였던 것이 10월 말 730~810달러로 폭락했고 11월 말에는 710~790달러선까지 떨어졌다.
이처럼 가격하락으로 실적감소가 우려되자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는 판매가격이 떨어지는 대신 판매량을 늘리는 전략을 택했다.
TFT-LCD시장을 32인치 이상 제품으로 대형화해 판매시장 확대를 꾀한 것. 또 대형제품의 대량생산화를 통해 가격을 더욱 낮춤으로써 수요를 촉발시키는 마케팅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LG필립스LCD는 8월부터 30인치대 이상의 제품을 보다 효율적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는 6세대 생산라인을 가동시키기 시작했으며, 삼성전자도 40인치대 이상 제품을 양산할 수 있는 7세대 라인 가동을 준비 중이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TFT-LCD 가격이 하락하면 매출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이는 되레 TFT-LCD가 쓰이는 디지털TV 등의 판매가를 낮춰 수요를 더욱 증가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며 “특히 중ㆍ대형 디지털TV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최근의 공급초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양산설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TFT-LCD 가격 약세 내년까지 간다=TFT-LCD 제품의 가격약세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LG필립스가 이미 가동을 시작한 6세대 라인의 생산성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내년 3ㆍ4분기까지 TFT-LCD 제조에 쓰이는 유리원판을 월 9만개까지 투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기 때문.
또 삼성전자도 40인대 이상의 대형제품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7세대 라인 가동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기반을 확보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7세대 라인의 가동으로 40인대 TFT-LCD 제품의 양산화가 시작되면 제조원가 절감으로 인해 경쟁제품인 PDP 대비 LCD-TFT 제품의 판매가격이 현재의 1.5배에서 1.2배로 낮아져 가격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