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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포트] 고강도 긴축에 은행 문턱 높아지고… 월30% 고리대금업 활개

금리·지급준비율 잇따라 인상 시중에 자금줄 말라붙어<br>"주식보다 고리대금업 대세" 개인·기업도 여유자금 투자


항저우에서 무역업을 하고 있는 바오즈씨는 최근 주식에 투자했던 자금을 빼내 인터넷 대출회사인 홍링캐피탈에 자금을 맡겼다. 불안한 주식시장보다는 월 30%의 이자를 챙길 수 있는 대출사업이 더 매력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홍링캐피탈의 대출규모는 지난해초 일평균 2,000위안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올들어 2월에는 45만위안대로 껑충 뛰어올랐고 지난 5월에는 평균 거래액만 100만위안에 육박했다. 중국 정부의 고강도 긴축정책으로 시중은행의 문턱이 높아지면서 중국에서 고리대금업이 활개를 치고 있다. 돈이 많고 이재에 밝아 중국의 유태인으로 불리는 원저우 상인이 활동하는 동남부의 저장성과 인근 장쑤성 등 중국 전역에서 고리대금업에 뛰어드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여윳돈이 있는 개인들도 은행에 묻어두었던 저금리 예금을 인출해 월 30%의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담보회사 등 민간 고리대금업자를 찾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 따르면 올 1월부터 5월까지 예금 증가액은 9,531억위안으로 전년 동기의 증가액에 비해 8,398억위안이나 줄었다. 통상 예금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가는 게 대세였지만 올들어서는 상황이 바뀌고 있다. 이들 자금중 상상 부분이 고수익을 낼 수 있는 민간 대출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정부의 기준금리 및 지급준비율 인상 등 긴축정책 강화로 은행 등 기존 제도권의 자금줄이 마르면서 자금수급에 비상이 걸렸고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민간 대출시장이 비대하게 커지고 있는 것이다. 펀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제는 주식투자보다 고리대금업이 대세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저장성 원저우 출신의 다이밍씨는 쑤저우에서 의류사업을 하지만 실제 본업은 대출장사다. 그가 대출한 자금은 무려 4~5억위안으로 보통 1개월 단위로 대출하며 길어도 반년을 넘지 않는다. 월리 이자만 따져도 20~30%에 달한다. 다이밍은 "원저우 고향 사람들에게 대출해 주고 있으며 은행보다 상대방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돈을 떼일 염려가 없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장쑤성 창수시의 경우 기존 제도권인 은행 대출규모와 민간대출 규모가 엇비슷할 정도로 고리 민간대출 시장이 활개를 치고 있다. 창수에 소재한 한 은행 관계자는 "창수시의 대출 규모가 30억위안으로 은행대출과 민간대출이 각각 절반씩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이같이 살인적인 민간대출 시장이 극성을 부리고 있는 것은 정부의 긴축정책 여파로 갈수록 기업이나 개인들의 자금조달길이 막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자금갈증의 틈을 타고고금리 민간대출시장이 독버섯처럼 자라고 있는 셈이다. 심지어 시중 은행마저 고액 예금자를 상대로 민간 대출시장에서 돈을 굴려 높은 수익을 보장해 주겠다며 신탁상품이란 명목을 내걸고 예금 유치장사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10월부터 기준금리를 4차례 인상했고 지난해 초부터 지금까지 12차례에 걸쳐 은행 지급준비율을 인상했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20일에도 지급준비율을 21.5%로 인상하면서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자금줄을 바짝 조이고 있다. 지급준비율은 예금 인출에 대비해 은행이 금고에 쌓아 놓아야 하는 돈으로, 지급준비율 인상은 그만큼 은행들의 대출여력이 줄어들기 마련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초부터 12차례나 지급준비율이 인상됨에 따라 약 4조2,000억위안의 유동성이 시중으로 나가지 못하고 동결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은행대출 규모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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