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오는 9일 일본의 유력한 차기 총리후보인 아베 신조 관방장관과 만나 야스쿠니 신사참배에 대한 태도변화를 촉구할 계획이다.
반 장관은 8~9일 정부를 대표해 고(故) 하시모토 류타로 전 일본 총리의 장례식에 참석하는 것을 계기로 아베 신조 관방장관, 아소 다로 외상 등과 면담한다. 아베 신조 관방장관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에 이은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여서 두 사람의 면담은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일본의 차세대 지도자와 사실상의 우리정부 ‘특사’간의 만남을 통해 꼬일대로 꼬인 한일관계를 재정립하기 위한 ‘첫단추’를 꿸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한일관계는 고이즈미 총리 재임기간 중에 야스쿠니 신사참배, 역사교과서 문제, 독도 영유권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반 장관은 아베 관방장관과 만나 ‘차기 총리는 신사참배를 자제해달라’는 메시지를 전달 함으로써 한일관계의 ‘원상회복’을 촉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노력이 성과를 거둘 지는 불투명하다. 고이즈미 총리는 6일 “두번 다시 전쟁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맹세하고 전몰자에 애도의 뜻을 표시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될 수 없다”고 말해 9월 퇴임전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또 아베 관방장관도 지난 4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한국ㆍ중국 등 주변국의 비난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