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증시 외국인잔치

국내시장 좌지우지 테러이후 27조 차익외국인이 지난 9월 뉴욕 테러 사태 이후 막강한 자금과 정보력으로 국내 주식시장을 장악하며 30조원 가까운 평가 차익을 챙기고 있다. 미국 증시 전체에서 가장 수익률이 높은 펀드도 한국관련 펀드가 차지하는 등 한국시장은 외국인들에게 '엘도라도(황금의 땅)'가 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텔레콤 한국통신 국민은행 등 핵심우량주를 싹쓸이하며 주가 상승의 혜택을 독점하는 하는 동안 개인투자자들은 상승장에서도 수익을 못 얻는 '풍요 속의 빈곤'에 빠져 있다. 더욱이 외국인들은 선물시장도 좌지우지하며 현물시장과 가격차를 이용한 다양한 투자기법으로 위험없이 짭짤한 차익을 챙기고 있어 실제 평가차익은 알려진 것보다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된다. 7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미국 테러 사건 즈음인 9월 17일부터 11월 27일까지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 증가분은 30조1,246억원으로 같은 기간 순매수분 2조5,962억원을 빼면 평가차액이 27조5,284억원에 달한다. 이중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2배 가까이 급증하며 외국인에게 전체 평가액의 3분의 1이 훨씬 넘는 11조9천억원을 안겨줬다. 외국인이 국내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올초 30.18%(58조원)에서 11월 27일 현재 36.94%(91조원)으로 껑충 뛰었다. 반면 자금력도 달리고 시장 분석력이 뒤쳐지는 투신 등 국내 기관투자가는 시장이 급등하기 시작한 지난 9월부터 12월초까지 1조원 가량을 순매도하다가 이번주들어 순매수에 나서는 등 뒷북을 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개인들도 고가 핵심우량주 중심의 상승장에서 철저히 소외되며 외국인들이 한껏 올려놓은 주식을 뒤늦게 사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형편이다. 문제는 날이 갈수록 주식시장의 외국인 의존도가 심화하는 가운데 이들을 '책임있는 시장참여자'로 묶어두는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외국인들을 국내 기관투자가에 버금가는 증시의 안전판으로 유도하는 방안 모색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투신사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시세차익에만 급급하고 국제자금의 이동에 따라 국내시장을 들락거리는 행태를 지속할 경우 국내자본시장 전체가 타격 받을 수 있다"며 "외국인의 비중이 커진 만큼 이들을 무조건 경원시하거나 두려워하기 보다는 성숙한 시장참여자 유도하는 동시에 위축된 국내 기관투자가 활성화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시장에서도 한국투자 수익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금융전문 사이트인 CBS마켓워치가 6일 한국투자전문펀드인 매튜코리아의 5일 기준 연초대비 수익률이 69%로 전체 주식형펀드중 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은 평균 마이너스 11%에 머물고 있다. 이병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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