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관리책’ 박태중씨 등과 관계 긴밀/정·관·언론계인사 상당부분 개입주장「현철씨의 아킬레스 건이 끊어지는가.」
국회 한보국조특위는 21일 「현철청문회」의 핵심증인으로 알려진 박경식 G남성클리닉원장을 상대로 그동안 나돈 현철씨의 국정개입설과 고위층 인사 개입설, 각종 이권사업 개입설에 대한 진위를 집중 추궁했다.
박씨는 현철씨의 전화통화 내용을 비디오테이프에 녹화, 공개하면서 파란을 일으켰던 장본인.
박씨는 이날 한보그룹 정태수 총회장과 정보근 회장 등과는 달리 현철씨의 국정개입과 인사개입 문제에 대해 대체로 솔직하게 밝혀 현철씨 비리의혹을 캐는데 크게 기여했으며 청문회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새롭게 불러일으켰다.
그는 한보청문회를 통해 『현철씨로부터 인사발표전에 신한국당 이홍구고문과 한승수 전 경제부총리, 신한국당 김철 전 대변인, 오정소 보훈처장, 김기섭 전 안기부차장, 홍두표 KBS사장, YTN(연합텔리비전뉴스)사장, 강성구 전 MBC사장 등에 관한 인사이동 소식을 들었다』며 현철씨가 정·관계, 언론계 인사에 상당부분 개입했음을 시사했다.
박씨는 특히 『정치 꿈이 강한 현철씨가 지난 15대 총선때 상당수 젊은 후보를 대거 추천했다』고 말하고 『경제수석을 지낸 신한국당 한리헌 의원의 경우 지역구를 당초 해운대구에서 김해지역인 부산북·강서을로 조정하는 등 공천에도 깊이 관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현철씨가 자금관리책으로 알려진 (주)심우대표 박태중씨와 이성호 전 대호건설사장 등과 강남에 있는 술집에서 자주 만나는 등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주)심우대표 박씨는 특히 현철씨의 자금관리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인물로 전해지고 있다.
그는 특히 지난 92년 대선때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나라사랑실천운동본부(나사본)자금과 92년 대선자금, 문민정부 들어 현철씨의 주요 자금을 직·간접적으로 관리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대호건설사장을 지낸 이씨는 현철씨가 각종 이권사업으로 챙긴 돈을 갖고 골프장을 매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따라 현철씨와 이들 관계는 앞으로 검찰수사와 국회 청문회에서 현철비리 의혹을 캐는데 결정적인 단서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박씨는 이와함께 『현철씨와 정한보그룹 회장이 평소 가까이 지낸데다 같은 헬스클럽에 출입할 정도로 각별한 관계였다』며 『현철씨가 한보그룹 거액특혜 대출의 배후실세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철씨가 자신과 함께 안기부 운영차장을 지낸 김기섭씨, 오정소 전 안기부차장을 호텔신라에서 만났다』고 말해 현철씨가 그동안 이들로부터 국가 주요정보를 보고 받아 국정에 개입했다는 사실을 간접 시사했다.
따라서 오는 25일로 예정된 현철씨에 대한 신문때 「현철게이트」를 파헤치는데 중요한 자료를 제공한 셈이다.
박씨는 그러나 자민련 이상만 의원이 『현철씨의 국정개입 등 또 다른 비리를 담은 녹화테이프를 추가로 공개할 생각이 없느냐』고 묻자 『증언을 거부하겠다』며 추가 폭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황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