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소비자, 꼭 필요한 상품만 산다

장바구니 물가 급등에 허리띠 졸라매기<br>대형마트 1인당 구매금액 작년比 늘었지만<br>가전·레포츠용품 매출은 8년만에 마이너스<br>기획·행사제품등 저렴한 상품도 많이 팔려


식료품 가격 상승에 부담을 느낀 서민들이 가전제품과 레포츠용품 등 당장 필요하지 않은 상품의 구입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대형마트의 가전 및 레포츠용품 매출은 올 들어 근 10년래 처음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대형마트의 1인당 구매금액(한번 방문시 구매금액)은 줄줄이 오른 장바구니 물가 상승의 영향으로 전체적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지만 가전ㆍ레포츠용품의 구매금액은 감소하고 패션상품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신세계 이마트가 전국 111개 점포 고객의 1인당 평균 구매금액을 조사한 결과 지난달 말 기준으로 1인당 구매금액은 4만7,500원으로 지난해의 4만6,300원보다 2.6% 늘어났다. 특히 밀가루 등의 가격 급등에 따라 가공식품의 1인당 구매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만5,454원에서 1만6,183원으로 4.7% 뛰었고 야채 값 급등으로 가격 부담이 가중된 신선식품 구매금액도 2만503원으로 4.3% 높아졌다. 이마트에서 1인당 구매금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부문은 친환경식품으로 구매금액이 지난해 5,642원에서 올해에는 6,174원으로 9.6%나 상승했다. 가공식품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친환경식품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면 생활가전제품과 레포츠ㆍ패션상품의 1인당 구매금액은 지난해보다 줄어들었거나 비슷한 규모였다. 가전제품 및 레포츠용품에 대한 1인당 구매금액은 올해 3만7,411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7,924원)보다 감소했다. 물가 급등에 따른 생활고로 TV와 에어컨 등 대형 가전제품과 자전거 등의 레포츠용품 구입을 자제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패션상품은 1인당 2만9,161원을 구입해 전년과 비슷했다. 이마트의 한 관계자는 “가전제품 및 레포츠용품에 대한 1인당 구매금액이 감소한 것은 지난 2000년대 들어 처음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롯데마트에서도 이 같은 현상은 마찬가지였다. 올 1ㆍ4분기 롯데마트의 1인당 구매금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증가했다. 가공식품 구매금액이 7% 넘게 늘어났고 생활용품은 6%, 농축산물이 주류인 신선식품은 5% 많아졌다. 반면 패션상품은 지난해 수준에 머물렀다. 장바구니 물가 상승으로 부담이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의 상품선택 패턴도 바뀌고 있다. 대형마트에서 부문별로 올 들어 가장 많이 팔린 제품 1~5위를 조사한 결과 신라면ㆍ서울우유ㆍ백설식용유 등 일부 파워브랜드를 제외하고는 대형마트 자체 기획ㆍ행사제품이 상위권에 올랐다. 이마트에서 주방세제의 경우 하나 더 끼워팔기 행사를 한 이마트 크리어가 1위를 차지했고 스낵류에서도 단독 상품보다는 골라 담기 행사 제품들이 1위에 올랐다. 이는 소비자의 상품 선택기준에서 가격 요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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