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외펀드의 손실이 커지면서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의 상반기 순자산총액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운용사 중에서는 지난해 이머징마켓 투자붐을 주도했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자산 감소가 두드러졌다.
30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전년 말 대비 순자산총액 감소 상위권에는 외국계 자산운용사가 대거 이름을 올렸다. ‘봉쥬르차이나’펀드로 지난해 중국펀드 열풍을 일으켰던 신한BNP파리바투신이 지난해 말보다 순자산총액이 무려 2조2,374억원 감소했고, 그 뒤를 골드만삭스자산운용(-9,581억원)이 이었다. ‘슈로더브릭스’로 재미를 본 슈로더투신운용도 순자산총액이 7,291억원 줄었으며 프랭클린템플턴투신(-3,628억원), PCA투신운용(-3,519억원) 등도 자산 감소를 겪어야 했다.
국내 운용사에서는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과 인사이트펀드로 지난해 시중 자금을 스폰지처럼 빨아들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조7,256억원의 순자산총액 감소로 국내 운용사 중 가장 많이 자산이 줄었다.
그밖에 국내 운용사들은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삼성투신운용이 전년 말보다 순자산총액이 11조7,865억원 늘어난 것을 비롯해 KB자산운용(3조3,480억원), 동양투신운용(3조2,140억원), SH자산운용(2조8,267억원) 등도 크게 증가했다. 대부분 해외펀드보단 국내펀드 비중이 높은 국내 운용사로, 탁월한 운용력을 발휘했다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선방한 국내 증시의 ‘덕’을 많이 본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외국계 운용사들은 대부분 지난해 대비 설정잔액 상위권에 랭크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투자자들이 투자한 자금이 많은 만큼 순자산이 줄어든 절대치도 많았다는 뜻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설정잔액은 올 들어 11조2,569억원이 늘어나 60조원을 돌파했고 슈로더ㆍ신한BNP파리바 등도 각각 설정잔액 증가 상위사에 속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