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비참의 극치

제7보(111~133)



창하오의 백12를 보고 유건재7단이 감탄했다. “역시 창하오는 대단합니다. 빈틈을 놓치지 않네요.” 검토실에 있던 김인9단도 한마디 했다. “서봉수가 너무 서둘렀어.” 이제 와서 흑이 13으로 18의 자리에 두자니 너무도 억울하다. 서봉수는 한동안 뜸을 들이다가 흑13으로 전향했다. 그러나 백14로 우변의 백이 깨끗하게 살아서는 순식간에 역전이었다. 반면으로도 백이 남는 바둑이 된 것이었다. 애초에 흑11로는 참고도1의 흑1로 두는 것이 정수였다. 백은 2에서 12까지로 하변을 유린하겠지만 흑13으로 단속하면 흑이 여유있게 이기는 바둑이었다. 실전보 흑13으로 참고도2의 흑1에 두어 백대마를 잡자고 하면 어떻게 되는가. 백2 이하 10까지를 선수로 활용하고 12로 뛰어드는 수가 묘수로 등장한다. 흑A면 백B로 흑이 무너지고 흑B면 백A로 무조건 백승이다. 흑33을 보고 유건재7단이 다시 한마디. “비참의 극치네요.”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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