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요구만족 장비 어느업체도 개발못해/차세대 이통 FPLMTS공략 교두보 직결지난 19일 삼성그룹 중국본사가 입주해 있는 북경 광화장안빌딩 15층. 연합통신총공사를 비롯한 중국 통신업체 관련 인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WLL(무선가입자망)을 이용한 동화상 전송시험이 진행되고 있었다. 겉으로는 작은 행사에 그친 이 시험은 한국통신업체들의 중국진출에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었다.
중국정부는 광활한 지역에 통신선로를 깔기 어려워 무선망 구축을 중점 추진하고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WLL이다. WLL은 무선으로 유선가입자 회선과 동일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통신망으로 설치에 따른 비용과 시간이 적게 들어 개도국이나 넓은 국토를 갖고 있는 나라들이 선호한다.
중국의 면적은 한반도의 약 46배에 달한다. 중국의 WLL시장을 잡을 경우 천문학적인 시장을 확보하는 셈이다. 더구나 차세대 이동통신인 FPLMTS(미래공중육상이동통신)로 기술이 발전될 경우에 대비한 교두보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중국정부가 종합정보통신(ISDN)서비스가 가능한 수준의 WLL 기술을 요구하고 있고 아직 이를 만족시킬만한 장비나 기술은 세계 어느 업체도 개발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삼성이 ISDN서비스의 가능성을 보인 동화상 서비스에 성공한 것이다. 삼성은 상해, 사천성 등지를 돌며 이 기술을 대대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손명섭 삼성그룹 중국본사 전자총괄 부사장은 『중국은 지금까지 우리나라를 퀄컴의 CDMA 기술을 모방하는 정도의 나라로 여겼다』고 전하고 『이번 시험 성공으로 한국의 통신기술에 대한 인식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삼성은 중국시장에서 수십년동안 자리를 굳혀온 모토로라, 노텔등의 아성을 허물며 상해 CDMA 이동통신 장비 공급업체로 선정되었다.
삼성은 또 오는 7월 1일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는 때를 은근히 기다리고 있다. 홍콩 휴대폰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 단말기가 자연스레 내륙으로 밀려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자체 단말기가 현재 중국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는 모토로라, 에릭슨 등의 시스템에도 적용할 수있을지를 시험하는 한편 7월부터는 잡지등을 통해 광고도 내보낼 방침이다.
삼성은 다만 「애니콜」이라는 브랜드가 영어여서 중국인들에게는 친숙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새로운 브랜드 네이밍작업을 추진중이다.
배승한 통신사업부장은 『중국은 외국업체들끼리 철저히 경쟁을 시켜 자국의 실리를 추구하는 정책을 펴고 있어 넘어야 할 산은 많지만 머지않아 광활한 중국본토에서 삼성의 시스템과 단말기가 상당한 시장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북경=백재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