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데스크 칼럼/8월 10일] 앱 전성시대

요즘 안테나 수신과 보안 문제 등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애플의 아이폰은 누가 뭐래도 글로벌 정보기술(IT)산업의 물줄기를 바꾼 역작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그 변화의 주인공은 아이폰 자체보다는 아이폰에 탑재된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ㆍ앱)들이다. 애플의 앱스토어가 뉴미디어의 새로운 출발점인 것이다.

아이폰의 힘은 앱스토어


CNN머니가 최근 북미 지역의 최대 스마트폰 사업자인 캐나다 림의 블랙베리는 절대 부활할 수 없다는 분석을 한 것도 앱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등록된 앱 개수를 보면 애플 앱스토어가 28만개,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은 10만개, 블랙베리는 고작 8,000개에 불과하다. 결국 앞으로 스마트폰 시장은 앱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아이폰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애플이 여러 가지 문제에도 불구하고 자신 있게 대응하는 것도 이 같은 '앱의 힘'에서 나온 것이다.

사실 그동안 앱의 성장에 가장 큰 걸림돌은 부실한 무선통신망이었다. 하지만 무선 인터넷 영역이 확대되면서 앱은 엄청난 파워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현재의 앱시장은 스마트폰에 활용되는 개인 중심 시장의 저가(低價)앱이다. 이러한 정도의 시장에서도 100만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린 앱이 여러개 등장했다. 물ㆍ기름ㆍ용암 등을 항아리에 채우는 퍼즐게임인 '에니그모(ENIGMO)'의 경우 250만달러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앱의 진가는 현재보다 미래에 있다. 세계 모바일 앱의 다운로드 수는 지난해 26억건에서 오는 2015년이면 213억건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욱이 앞으로 무선통신기술이 발전할수록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고부가 앱이 필요하게 되고 사용기기도 스마트폰을 넘어 태블릿PC나 TV로까지 확대되기 때문이다. 의료ㆍ비즈니스ㆍ교육ㆍ위치기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품질ㆍ고부가 앱이 등장하면서 미국의 100대기업 중 80개기업이 아이폰을 통한 기업용 앱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관련기사



앱은 블루오션 영역이다. 앱 개발은 무한한 창의성에서 출발하고 누구든지 앱시장에 자신의 가게를 열수 있다. 따라서 수익 모델에서도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특히 1인 창조기업에 가장 훌륭한 아이템이 바로 앱이다.

국내에서도 앱 개발 열풍이 일고 있다. '청년 4명 중 1명은 백수'라는 심각한 청년 실업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했다. 제조업을 기피하는 젊은 세대들의 구미에 딱 맞는 지식서비스 산업인 셈이다. 정부에서도 경쟁력 있는 앱 개발자와 우수 앱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글로벌 앱센터를 설립하고 기업ㆍ연구기관 등과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기업들 또한 애플의 성공에 자극 받아 앱 개발자들의 무상 교육을 제공하는 한편 수억원의 상금을 걸고 앱 개발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앱시장은 아직 블루오션

하지만 앱 개발의 성공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이들의 성공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나 기업의 섬세하게 설계된 계획과 실천이 필요하다. 수익문제에서는 애플의 앱스토어 성공비결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애플은 앱 개발자에게 앱스토어에서 판매되는 매출의 70%를 제공했다. 애플의 이런 방식은 지금까지 상상할 수 없는 새로운 실험이었다. 그동안 통신업체나 기기업체들과 개발자는 일종의 종속 관계였지만 애플은 이들의 관계를 평등하게 만들었다. 또 개인 개발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앱 개발의 마당을 마련해주고 이들이 팀을 구성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대한민국의 IT기업들의 하드웨어는 이미 글로벌 최고의 수준이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는 아직 뒤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래 산업을 좌우할 소프트웨어 성공의 성패는 바로 무한한 창의력을 지닌, 그리고 그 창의력이 낳은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우리 젊은 앱 개발자에 달렸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