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 술렁이는 법조타운'퇴임대법관 로펌.개업변호사 진출선언'
지난 10일 퇴임한 6명의 대법관들 가운데 5명이 로펌행이나 개업변호사로 나설 채비를 하고 있어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이 술렁이고 있다.
특히 이번에 임명된 대법관들은 젊어져 선배 법원장들이 줄줄이 사표를 내 이들 모두가 변호사로 전환한다. 이에 따라 법조타운에서는 벌써부터 변호사업계의 판도가 대폭 바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퇴임한 대법관들중 이임수(李林洙)전 대법관은 대학동기가 대표로 있는 국내굴지의 K로펌으로 거취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법관출신의 김형선(金炯善), 신성택(申性澤)전 대법관과 검사출신의 지창권(池昌權)전 대법관은 2~3개월 휴식한 뒤 각각 개인사무실을 열고 변호사로 활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사출신인 이돈희(李敦熙)전 대법관은 다시 서울 서초동 사무실로 복귀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오는 9월 후임 헌법재판소장 물망에 오르고 있는 이용훈(李容勳)전 대법관은 아직 유동적이다.
또 이번에 사표를 낸 고·지법원장들 가운데 일부는 로펌행을 선택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대부분이 개업변호사로 활동하게 된다. 권광중(權光重)전 사법연수원장은 법무법인 광장행을 선택했으며, 권성(權誠)전 행정법원장은 학계에 뜻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에서 변호사 활동을 하고 있는 일부 변호사들은 이들 고위 법관출신들이 변호사로 활동을 하게 되면 지금까지 유지해왔던 변호사 시장이 대폭 바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모 변호사는 『대법관 출신 변호사들은 주로 고문변호사로 활동하거나 대법원 상고사건을 취급하겠지만 현실적으로 대형사건 수임에 가장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L모변호사는 『대법관출신 변호사들과 법원장출신자들이 모두 변호사로 활동할 경우 사건이 이들 고위법관출신자들에게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 변호사 업계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의 동요와 함께 대법관들의 변호사 개업이 사법부의 위상과 관련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원칙론적인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한 법조인은 『대법관은 법관의 최고 명예이자 한나라 사법부의 상징』이라며 『퇴임후 법조계의 어른으로 후진양성에 기여하는 모습이 아쉽다』고 말했다.
윤종열기자YJYUN@SED.CO.KR
입력시간 2000/07/12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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