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중국 WTO가입] 세계경제질서 재편 '핵' 부상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위한 미·중간 협상이 15일 타결되면서 연내 중국이 WTO의 공식회원국으로 국제경제무대에 진출할 가능성이 커졌다.이에 따라 중국은 13년간의 숙원사업을 풀면서 오는 30일 미 시애틀에서 개막되는 뉴라운드 협상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됐으며 WTO도 위상을 더욱 높일 수 있게 됐다. ◇중국, 세계경제무대의 핵으로 부상= 미·중간 WTO가입 협상이 타결되면서 세계경제 및 무역환경에 커다란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아직까진 중국이 WTO에 공식가입하기 위해선 유럽연합(EU)과 아세안 등 다른 주요국가와의 협상이 남아있지만 최대걸림돌이었던 미·중 협상이 타결, 선진 7개국(G7)과 러시아(G8)가 주도해 온 세계 경제·안보변화에 중국이 가세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금도 외환보유고 세계 2위, 수출규모 세계 4위(홍콩포함), 수입규모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지만 주요 국제경제기구의 회원국이 아니라는 이유로 선진국이 주도하는 세계경제 질서 재편에는 배제돼 왔다. 하지만 WTO에 가입하면 공식 회원국으로 경제대국으로서의 입장을 적극 반영할 수있게 된다. 선진국 역시 더이상 중국을 무시할 명분이 없어진다. 세계은행(IBRD)에 따르면 중국이 WTO에 가입하면 미국과 일본·EU 등 선진국 시장의 무역장벽이 낮아져 중국수출이 35%이상 늘어나고, 수년내 중국의 교역규모는 2배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세계경제에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커진다는 의미다. ◇막판 쟁점사항=미국과 중국이 막판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격론을 벌인사항은 보험 등 중국 서비스시장의 개방폭과 중국 통신시장 개방 폭, 중국의 대미(對美) 섬유수출쿼터문제 등 3가지 사항. 보험분야에서 중국은 WTO 가입 5년후 시장을 개방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미국은 3년후 개방을 고집했다. 또 통신시장의 경우 중국은 자국통신업체에 대한 외국인의 지분한도를 49%로 제시한 반면 미국은 51%를 요구, 협상막판까지 마찰을 빚었다. 또 섬유쿼터문제에서 중국은 2005년이후 쿼터제 폐지를 요구한데 반해 미국은 10년간 쿼터제를 지속하겠다고 밝혀 진통을 겪었다. 그러나 회담막판에 중국측이 보험시장등의 개방 시기에서 양보를 했고, 미국측은 통신서비스 시장의 경우 중국 통신업체 지분의 51%까지 개방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철회, 타협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쿼터제 문제도 양측이 한발씩 양보, 중국의 WTO가입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냈다. ◇미·중 모두 실익얻은 협상타결= 이번 협상타결로 중국은 13년 숙원사업을 해결하고, 미국은 중국을 국제경제무대에 등장시켜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공적을 쌓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중국입장에서 WTO가입은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정책이후 최대의 경제사건으로 평가될 정도로 큰 사건이다. 시장개방이라는 부작용보다는 WTO가입으로 중국이 챙길 이득이 더 많기 때문이다. 올해 수출이 둔화되고, 외국인 투자가 둔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WTO에 가입, 새로운 경제 활력소를 얻을 수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또 오는 30일 미 시애틀에서 열리는 뉴라운드 협상에 중국측의 입장을 적극 반영할 수있는 발판도 마련했다. 여기에 미국으로부터 매년 최혜국대우를 갱신받지 않아도 되고, 무역분쟁이 발생할 경우 다자간 협상으로 해결할 수있게 됐다. 미국측 역시 이득을 챙기기는 마찬가지다. 우선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중국시장의 빗장이 열리게 돼 미국기업들의 중국시장 공략이 용이해졌다. 이를통해 연간 500억달러 규모의 대중(對中)무역적자도 줄일 수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으로서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세계에서 가장 잠재력이 큰 중국을 WTO무대로 끌어냈다는 평가도 얻게 됐다. 이용택기자YTLEE@SED.CO.KR

관련기사



이용택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