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는 “파라다이스는 지난 1978년 워커힐로부터 카지노 허가명의를 이전 받으면서 부수적으로 영업장소 이전금지 의무를 부담했다”면서 “해당 약정이 임대차 계약이 아닌 만큼 파라다이스는 카지노 영업장을 다른 곳으로 옮기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이어“영업환경 변화 등의 이유만으로는 두 회사 사이의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여 파라다이스의 이전계획은 법적으로 발이 묶이게 되었다.
SK와 파라다이스는 1973년부터‘카지노 인연’을 맺었다. 한동안 위탁운영자로 카지노를 관리해온 파라다이스는 1978년 정부가 발표한 카지노업 허가명의자와 실제 운영자를 일치시켜야 한다는 시행령에 따라 카지노 운영허가 명의를 양도받았다. 그러나 이 계약에서 두 회사는‘파라다이스는 워커힐 호텔 지하1층에 국한해 카지노업 허가를 받는다’는 조건에 합의했다.
한 세대 가까이 흐른 후,‘카지노 인연’은 틈을 보이기 시작했다. 무한경쟁 체제로 돌입한 카지노 영업에서 광장동을 벗어날 수 없었던 파라다이스 측은 임대차계약의 존속기간인 30년에 가까워진 2006년께부터 이전 계획을 세우고 임대차 계약 갱신을 거부해왔다. 이에 워커힐은 카지노 허가권 명의변경 소송을 내 맞불을 놓았다.
1심은 “워커힐은 카지노업 양도를 요구할 수 없으며 파라다이스 또한 당초 계약에서 지정한 워커힐 호텔 지하 1층을 벗어나 영업을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선고가 난 17일부터 14일 이내에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으면 이번 항소심 판결은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