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카드사 경영난 갈수록 심각

하반기에도 적자 폭이 줄지 않고 실질 연체율이 30%에 육박하는 등 신용카드사의 경영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과 카드사 사장들이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당국은 카드사에 추가 증자를 요구하고 카드사는 규제 완화를 재차 건의하는 등 그동안 논의해 온 수준에서 맴돌 것으로 보여 위기감이 가시기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감독위원회는 4일 카드사의 연체율과 수익성 등 경영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LG카드 등 8개 전업계 카드사 사장들과 오찬 모임을 갖는다. 금감위는 이번 모임에서 카드사들의 대규모 적자로 인한 유동성 위기를 조기 차단하고 경영 개선을 위해 대주주의 추가 증자를 요구할 예정이다. 또 상근에서 비상근으로 바뀌는 여신협회 회장 자리를 카드업계 사장이 맡도록 권유하고 카드업계의 공동 구조조정 노력을 촉구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카드사 사장단은 현행 대손충당금 적립기준을 맞추면 결손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1~3개월 연체(요주의)에 대한 적립기준을 12%에서 8%로, 3~6개월 연체(회수의문)에 대해선 60%에서 55%로 적립비율을 낮춰달라고 건의하기로 했다. 또 카드사의 채권회수 활동시간을 현재 오후 9시에서 오후 11시로 늘리는 방안도 재차 요구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같은 논의는 그동안 여러 차례 되풀이돼온 원론적인 내용에 불과하며, 카드업계의 경영위기가 이대로 지속돼 금융시장에 `제2의 카드 대란`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LG카드와 삼성카드는 지난 3ㆍ4분기까지 당기 순손실이 1조원을 넘어섰고, 우리카드, 현대카드, 외환카드도 같은 기간 누적적자가 각각 8,000억원, 6,000억원, 4,000억원대에 달한 것으로 집계되는 등 경영난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실질연체율이 30%에 이르고 올들어 업계의 적자규모가 4조원을 넘어서고 있는데도 대응이 안이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금감위 관계자는 “일각에서 카드업계 위기가 다시 금융시스템 불안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지만 제2의 위기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 예상보다 속도는 느리지만 지난 2ㆍ4분기 이후 카드사의 경영실은 개선되고 있으며 증자 등을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길수기자 coolas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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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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