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핸드백 속을 알면 돈이 보인다.'
여성들이 남에게 보여주길 꺼리는 핸드백이나 가방 속에 넣고 다니는 소지품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소비 트렌드 파악에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성들이 일상 생활에서 밀접하게 사용하는 물건을 파악함으로써 마케팅에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경제전문 주간지 포천은 26일(현지시간) 리서치 기관인 인사이트팜의 조사 결과를 인용, 여성들이 핸드백이나 가방 속에 어떤 소지품을 많이 가지고 다니며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지 보도했다.
인사이트팜이 포틀랜드ㆍ오리건ㆍ달라스 등지에 사는 18~64세의 여성 100명의 핸드백과 가방 속을 조사한 결과, 여성들은 평균 67개의 소지품을 가방 안에 넣고 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립스틱ㆍ휴대폰ㆍ껌에서 칼ㆍ성인용품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또 여성의 95%가 매일 가방을 휴대하고 다니며 평소 2~3개의 가방을 가지고 다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에서만 약 9,000만명의 여성들이 2억1,200개의 핸드백이나 가방을 들고 다니는 셈이다. 조사 대상 여성 중에는 가방을 115개나 소유한 여성도 있었다.
만약 여성들이 이 가방들 안에 들어갈 새 물건을 하나씩만 산다고 가정한다면 소매업계가 기대할 수 있는 잠재 판매 건수가 1년에 무려 25억 건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켈리 스타이링 인사이트팜 사장은 "집과 상점을 연결하는 유일한 물건이 바로 핸드백"이라며 "여성들이 그 속에 무엇을 넣고 다니는지를 아는 것이 마케팅의 핵심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이를 마케팅에 잘 이용하는 브랜드는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여성들이 남에게 내보이기를 꺼리는 가방 속의 내용물을 어떤 방법으로 알아 낼 수 있을까. 스타이링 사장은 "가방이 은밀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깨닫는 데에 해답이 있다"며 "가방들의 상태를 살펴 거기에 맞게 여성들을 유혹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들의 가방을 들여다보면 대부분의 물건들이 뒤죽박죽 섞여있는 경우가 많다"며 "라이터를 7개씩이나 들고 다니는가 하면 핸드폰이 (가방 속에)너무 깊게 '파묻혀 있어'전화를 못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밝혔다.
물건을 가방 안에 제대로 담는 것도 문제지만 일단 넣고 다니면 여기저기 치이는 '가방의 일상'에 물건들이 오래 가기 어렵다는 것이 설명이다.
스타이링 사장은 업체들이 ▦가방 속에서 찾기 쉽고 ▦잘 훼손되지 않으며 ▦세균 방지 기능이 첨가된 제품 등 개발해 볼만한 품목 20가지를 권했다.
즉 한 장씩 따로 포장된 휴대용 티슈를 만들어 뒤엉킨 '뭉치'를 꺼내지 않아도 되도록 여성들의 편의를 배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스타이링 사장은 "여성들의 가방은 모든 거래가 이뤄지는 '성배(聖杯)'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