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국기업 해외 인수합병 탄력"

WSJ "지난해 M&A규모 전년보다 3배 늘어 143억弗"


한국기업들이 최근 들어 잇따라 외국기업 인수에 성공하는 등 해외기업 투자가 탄력을 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저널에 따르면 한국기업의 지난해 외국기업 지분 인수 등 해외 투자 규모는 143억달러로 전년도(49억6,000만달러)의 3배 규모로 급증했다. 저널은 지난해 두산인프라코어가 한국기업들의 해외기업 인수 사상 최대 규모인 49억달러에 잉거솔랜드 3개 사업부문을 인수한 데 이어 STX조선도 노르웨이 선사 에이커야즈의 지분 39.2%를 8억달러에 취득했으며 군인공제회도 세계적 물기업인 영국계 테임스워터의 대주주가 됐다고 소개했다. 또 비록 무산되기는 했지만 SK텔레콤이 미국 유명 통신회사 스프린트의 자회사 넥스텔 인수전에 가세하는 등 최근 들어 한국기업들 사이에 외국기업 인수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났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저널은 며칠 전 이뤄진 한국투자공사(KIC)의 메릴린치에 대한 20억달러 자금 투입도 해외 금융기업 투자의 시금석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널은 “한국 경제계가 오랫동안 민족주의적인 성향을 가진 정부의 권유에 따라 내적성장에 치중해왔으나 최근 들어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면서 “KIC의 메릴린치 투자는 외국기업 투자에 대한 한국기업의 태도 변화를 보여주는 가장 단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저널은 지난해 외국기업에 대한 한국기업의 투자금이 140억달러에 불과해 규모면에서는 중동이나 중국 등 다른 아시아계 펀드의 투자 규모를 따라가지 못하지만 지난해부터 부쩍 달라진 한국기업의 투자행태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SK텔레콤이나 삼성전자 등 엄청난 현금을 쌓아놓고 있는 한국 대기업들이 해외투자 담당부서를 별도로 두고 외국기업 인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미국 금융시장이 무너지면서 유수의 금융업체 등 여러 기업들의 자사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것도 한국기업들의 해외 인수합병(M&A)에 기회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지원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자금경색으로 인해 세계 M&A 시장은 사는 사람(Buyers) 위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면서 “과거 사모펀드가 넘쳐 나 사려는 사람은 많고 팔리는 기업은 적어 상당한 액수의 웃돈을 주고 사던 관행이 사라지고 제값을 주거나 아니면 헐값으로 M&A할 수 있는 기회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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