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불황으로 가벼워진 직장인들의 주머니 사정에 맞춰 패밀리 레스토랑의 가격 파괴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점심 가격으로는 부담스러웠던 가격대를 확 낮춘 특별 행사나 세트 메뉴를 통해 일반 식당의 점심값으로 제공하는 업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패밀리 레스토랑 마르쉐는 설렁탕 한 그릇 값인 5,000원대의 런치 세트를 내놓아 고객 몰이에 나섰다. 평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해산물 파스타와 우동 세트 등 5가지 메뉴를 7,000원에 제공, 기존에 적용하던 통신카드 할인까지 받을 경우 최저 5,600원에 점심 식사를 할 수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오리온그룹의 베니건스도 지난 6일부터 24일까지 평촌, 수원점 등 일부 지점에서 평일 낮에 10가지 인기 메뉴를 절반 가격인 7,000원대부터 즐길 수 있도록 한 할인행사를 벌이고 있다. 또 이대점에서는 오는 11월 말까지 신촌 부근 4개 대학생들에 한해 최대 36%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타깃 마케팅도 진행중이다.
이 밖에 토니로마스와 T.G.I.프라이데이스 등도 본래 가격보다 30~40% 저렴한 가격의 런치 스페셜 메뉴를 각각 선보이고 있다. T.G.I.프라이데이스의 경우 지난 7월부터 생맥주 한 잔을 주문하면 한 잔을 공짜로 주는 행사로 퇴근길 직장인들을 공략하고 있다.
한편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패밀리 레스토랑이 줄줄이 가격를 떨어뜨리는 불황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는 것과 달리, 올 초까지 제품을 `덤`으로 주거나 파격 할인 행사에 나섰던 패스트푸드 업계는 염가 공세를 자제하는 움직임으로 돌아서는 추세다. 패스트푸드 업계 관계자는 “연초까지 벌였던 가격 파괴가 결국 제살을 깎아먹는 결과를 낳는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지금은 싸구려 음식 이미지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의 구미에 맞는 건강메뉴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