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7월 11일] 위기 인식만할 때 아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국제경기 둔화에 따른 경기불황으로 전반적인 소비자물가가 급등하고 있다. 특히 국제유가 급등은 식량ㆍ연료뿐 아니라 서민들이 즐겨 먹는 외식 품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외식 품목의 가격상승률은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 물가상승 추세가 외식 품목을 비롯한 필수품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서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연일 보도되는 경제성장률 하락 및 주식ㆍ외환시장의 요동은 서민을 더 큰 불안감으로 몰아넣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전국 20세 이상 성인 남녀 1,02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인의 경제적 행복지수는 100점 만점에 34.8점으로 지난해 39.9점에 비해 급락했다. 계속되는 물가불안 및 경기침체에 따른 양극화 심화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조성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경제적 행복지수의 급락은 부정적인 사고로 이어질 뿐 아니라 스트레스 지수를 높여 건강악화 및 업무효율성을 떨어뜨려 우리 경제를 더 큰 구렁텅이로 몰아갈 뿐이다.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우리가 ‘위기에 처해 있다’는 사실이 아니라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나가야 하는가’이다. 위기로 인한 두려움과 체념은 상황을 더 악화시킬 뿐이다. 인생을 살면서 우리는 모두들 크고 작은 위기를 맞게 된다. 필자도 회사를 창립한 이후 잊지 못할 몇 번의 위기가 있었다. 그때마다 필자는 그 위기를 발판으로 삼아 ‘높이 뛰어오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회사 창립 2년째였던 지난 1997년 IMF 외환위기라는 초대형 경제 태풍이 전국을 초토화시켰다. 당시 환율은 965원이었으며 그해 말 1,640원까지 폭등했고 원화는 폭락했다. 닭고기 값과 기름 값이 오르면서 치킨업계는 엄청난 원가 부담을 지게 됐다. 절망과 두려움이 엄습했다. 소비자들은 지갑을 완전히 닫았다. 기업은 줄줄이 쓰러졌고 해고의 태풍은 사람들에게 실직자라는 불행한 이름을 붙여줬다. 비용부담은 커지고 매출은 떨어졌다. 위기 국면에서 상황을 정면으로 보면 위기에 빨려 들어갈 수 있지만 그 뒷모습에는 언제나 기회의 얼굴이 숨어 있다고 믿는다. 외환위기로 가계가 대부분 허리띠를 졸라매는 분위기에서 필자는 쇠고기 등심을 배부르게 먹던 집이 돼지고기 삼겹살로, 그래도 어려우면 4인 가족이 만원이면 해결되는 치킨으로 옮겨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역발상으로 IMF 때 BBQ는 가장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었다. 위기 때마다 높이 뛰어오를 수 있었던 것은 거꾸로 생각하기, 즉 ‘역발상’의 도전 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위기가 닥쳤을 때 필자는 차분히 앉아서 그 단어가 위험과 기회의 합성어라는 사실을 되뇐다. 앉아서 당하기만 한다면 그것은 분명 위험이다. 그러나 위기를 위험이 아닌 기회로 생각하고 대응한다면 그것은 분명 성장과 발전의 기회가 된다. 위기라고 생각되는 순간마다 나는 그것을 기회로 바꾸기 위해 역발상의 정신으로 도전했고 극복했다. 우리가 지금 상황에서 중요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은 위기에 대한 인식이 아니라 위기에 대한 대처법의 모색이다. 앞으로도 위기는 언제나 예고 없이 닥칠 것이며 지금보다 더 큰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 위기 앞에 움츠러든다면 더 큰 절망과 위험만 있을 뿐이다. 맹자는 ‘하늘이 그를 크게 쓰고자 하려면 어린 시절에 곤궁함을 주노니 현재의 삶이 어렵더라도 힘을 내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의 위기상황을 우리나라가 더 큰 경제대국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로 인식해야 할 때다. 아직 찾아오지도 않은 미래의 불안감을 없애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한 길만 바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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