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양안(兩岸) 관계는 더 돈독해진다

지난 10일 대만 당국은 지난 6년간 중국으로 대만 군사 기밀을 빼돌린 육군 사령부 소속 뤄셴저 소장을 체포했다. 대만 언론들은 중국과 대만이 국ㆍ공 내전으로 분리된 지 60여년 만에 최악의 군사 스파이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2008년 취임 이후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해왔던 마잉주 (馬英九) 총통에게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은 일이었다. 대만 야당인 민진당은 현 정권이 중국과 밀월 관계를 맺으면서 사실상 대만의 독립성이 훼손됐다며 마 총통을 비난하고 나섰다. 그러나 사실 마 총통은 대만의 지위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중국과 긴장을 해소하는 데 적지 않은 공을 세웠다. 간첩 사건이 발생했다고 해서 어렵게 조성한 해빙 무드를 깨뜨려서는 안 된다. 마 총통의 전임자 천수이볜(馬英九) 총통 시절에는 중국과의 관계가 극도로 긴장상태였다. 천 총통은 대만의 독립을 부르짖으며 중국과의 '분리주의'를 고집했다. 마 총통 체제하에서 중국과 대만은 마침내 자유무역협정(FTA)까지 체결해 양국 경제 협력에 시동을 걸었다. 대만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들은 해마다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항공ㆍ항만 직항 노선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대만 야당은 이를 중국이 설치한 '덫'으로 여긴다. 중국이 겉으로는 협력의 손길을 내밀지만 사실상 대만을 정치ㆍ경제적으로 포섭하려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는 중국의 계획일 수도 있다. 그러나 마 총통은 그동안 경제협력과 정치 협력을 엄밀히 구분해왔다. 그는 대만을 '국가'라고 강조할 뿐만 아니라 중국 당국이 반체제 인사로 지목한 지난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를 공개적으로 칭송했다. 마 총통은 중국에 맞서 대만의 군사력을 증강시키기 위해 중국의 분노를 사는 위험을 감수하며 미국산 무기를 더 많이 사들이기도 했다. 이러한 행동을 두고 대만 현 정권이 뒷문으로 중국과 밀실 통합을 모색한다고 평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대만은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는 동아시아의 화약고다. 만약 중국이 경제위기 나락으로 떨어진다면 몇몇 호전적 대만 인사들은 중국 침략을 주장할지도 모른다. 대만은 끊임없이 미국산 무기를 사들이면서 미중 협력에 재를 뿌리기도 한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중국과 대만의 양안 협력은 지난 몇 년과 달리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양안은 통합을 가속화해 시너지 효과를 최대로 창출해야 한다. 물론 논란을 초래할 수 있는 정치 통합보다는 경제 협력에 집중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합리적일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