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저성장·고령화 시대 생존 전략


청년들의 취업난이 심각한 수준이다. 통계청의 올해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 실업률이 10.9%로 2000년 1월 이후 가장 높았다. 이 같은 청년 실업 문제는 상당기간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 같다. 이는 저성장 고령화 시대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저성장 시대는 고성장 시대보다 일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제한된 일자리를 고령층이 차지하고 있다. 인구 고령화로 인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창출하려는 도전이 줄어들기 마련이다. 기존에 하던 일을 계속하다 보니 청년층보다는 경력자를 더 선호한다. 결국 청년 실업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돌파구는 청년들이 국내에서 벗어나 해외로 나가는 것이다. 요즘 청년들은 단군 이래 최고의 학력과 스펙, 국제 감각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뛰어나다. 이미 적지 않은 청년들이 여러 개발도상국으로 눈을 돌려 해외취업·창업의 새로운 모델이 되고 있다.


글로벌 분산은 비단 청년들에게만 해당하지 않는다. 노후 준비 등을 위한 자산관리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글로벌 분산의 기본은 무엇보다 위험관리에 있다. 투자처를 전 세계로 다변화해 리스크 쏠림을 막자는 것이다. 각 국가나 지역마다 발전단계가 다르기 때문에 나눠 투자하면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발전단계가 다른 A국가와 B국가 등으로 자산 배분했다면 A국가의 경기가 안 좋아 손해를 봤더라도 B국가에서 얻은 수익을 통해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관련기사



게다가 청년 실업처럼 이미 국내 자산시장만으로는 좋은 성과를 얻기 힘든 분위기다. 이미 국내 주식시장은 수년째 횡보하는 데 반해 미국 등 선진국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우리나라 자산시장에도 어느덧 저성장·고령화의 그늘이 드리워지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한국 전쟁 이후 급격하게 많이 태어났던 1955년생부터 1963년생의 베이비붐 세대들이 대거 은퇴하고 있다. 적지 않은 이들이 자녀의 사교육비 등으로 막상 자신의 노후준비에는 소홀한 상황이다. 은퇴 이후 노후 생활을 지탱하기 위해서는 달랑 남은 집 한 채와 얼마 안 되는 주식이나 채권을 내다 팔 수밖에 없다. 고령화의 물결이 비관적으로 흘러간다면 국내 자산가치는 꾸준히 떨어질 수 있다. 더 이상 국내시장에만 고집하다가는 자칫 자산 실업에 빠져들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의 해외 동포 격인 화상(華商)은 유대인 못지않은 상술과 기질로 유명하다. 이들은 미국과 유럽연합(EU)에 이은 세계 3대 경제세력으로 세계 경제에서 막강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동남아 지역 자산의 60%, 상권의 70%를 장악할 정도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1990년대 중국이 받아들인 해외 자본의 절반 이상이 이들의 자본인 것으로 추정돼 중국 고도성장의 견인차는 화상이라는 말도 과언이 아니다. 조국을 떠나 전 세계에 정착해야 했던 이들의 핵심 성공비결은 다름아닌 '세계 어느 지역이든 가장 효율적인 대상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돈이 된다고 판단되면 기꺼이 국경을 넘는 투자에 나서는 것이다. 이 같은 '글로벌 투자 마인드'야말로 저성장 고령화 시대의 생존전략이 아닐까.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