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우여곡절끝에 일단락된 채권단의 자금지원은 투신사의 보증사채와 대우발행 담보기업어음(CP)의 이자분에 대한 채권단간 갈등관계가 잠복해 있어 앞으로 지원과정에서 처리해야할 복병들은 산적해 있는 상황.◇총 지원규모와 지원방식은= 대우 6개 전담은행들의 채권단회의를 취합한 결과 지난 8월26일 이후 채권단회의를 통해 지원된 규모는 원화 2,046억원·외화 6억3,200만달러 등 총 9,630억원(달러당 1,200원 기준)에 달한다.
지원이 확정된 회사는 ㈜대우·대우자동차·대우중공업·대우전자·쌍용자동차·경남기업·오리온전기·대우통신 등 8개사다. 금융기관인 다이너스클럽코리아·대우캐피탈과 대우전자부품, 대우자판 등은 지원대상에서 제외됐다.
대상기업중 채권단의 1차 자금수혈이 가장 많은 곳은 대우자동차로 2억7,600만달러(3,312억원)의 자금지원이 결정됐다.
채권단의 이같은 지원으로 대우그룹 유동성 위기가 표면화된 지난 7월19일 이후 채권단의 총 지원액은 10조원의 담보를 대신해 지원한 4조원과 DA(외상수출어음)매입용 7억달러 등을 포함, 총 5조8,000억원에 이르게 됐다.
이같은 지원결정에도 불구, 지원방식에서는 무리수가 적지않았다. 특히 투신사가 갖고 있는 대우발행 담보CP와 관련, 이견해소가 되지 않음에 따라 일부 기업에 대해서는 원화 운전자금이 제외되고, 은행만이 참여해 외화지원만 결정되기도 했다. 기형화된 지원이 이루어진 셈. 쌍용자동차 등 상당수 계열사들은 2~3차례에 걸친 계열별 채권단회의끝에 어렵게 지원결정이 내려졌다.
◇앞으로의 과제=채권단의 이같은 지원에도 불구, 넘어야할 산은 수두룩하다. 무엇보다 보증사채 이자분이 당장 관건이다. 3차 대우 전체 채권단회의에서 투신사의 보증사채에 대해 대상기업이 정상지급하지 못하면 보증기관인 서울보증보험이 대지급하기로 했으나 보증보험은 이미 ㈜대우의 개인투자자에 대해 이자자급을 중단한 상태다. 이에따라 정부가 보증보험에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이지만 기약할 수 없는 상황.
무엇보다 해외채권단 문제가 시급하다. 기업구조조정위원회가 10조원 담보를 환수·채권단에 재분배하는 과정에서 4조원의 신규지원조로 잡힌 6조원외에 4조원 규모의 담보에 대해서 해외채권단과 공동분배하는 방안을 추진중이지만 실제 진행과정에서는 돌출변수가 적지않을 전망이다.
◇워크아웃 성공할까= 오호근(吳浩根)기업구조조정위원장은 최근 『1년넘게 경험한 워크아웃 진행과정을 비추어볼때 대우 워크아웃은 성공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구조조정위원회는 특히 대우전자부품·오리온전기·경남기업 등은 2~3개월안에 조기 워크아웃 졸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기의 먹구름이 서서히 걷혀가는 모습을 비춰가고 있는 모습.
그러나 실사 진행결과 일부 계열사의 청산가치가 지나치게 높게 나타나고 회생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회사에 대해 워크아웃 중도탈락 결정이 내려질 경우 의외로 전체 워크아웃 작업이 삐격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대우그룹의 워크아웃 성공여부는 이제부터 채권단이 얼마나 「손실부담의 원칙」에 충실하느냐, 그리고 대상인 대우그룹의 뼈를 깎는 자구노력 속도에 달려 있다 할 수 있다.
김영기기자YG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