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앉거나 서면 심한 두통에 구토·어지럼증 동반?

뇌척수 부위 경막 손상 의심을…뇌척수액 유출로 뇌압 떨어져 두통등 유발<br>수분 섭취·누워서 안정 취하면 회복에 도움…재발·통증 심하면 '자가혈액봉합술' 효과적

MRI로 뇌의 단면을 촬영한 사진. 자발성 두개내 저압 두통이 의심되는 30대 여성 환자의 뇌를감싸고 있는 경막(가장자리 흰 부분·왼쪽)이 정상인보다 뇌압 감소로 인해 두꺼워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직장인 김미숙(32ㆍ가명)씨는 2주 전부터 시작된 두통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두통약을 복용하다 통증이 극심해져 인근 병원을 찾았다. 누워서 쉬면 두통이 가라앉아 대수롭지 않게 여겨 왔지만 앉거나 서서 움직일 때 극심한 통증과 어지럼증ㆍ구토 증상이 동반됐다. 방사선 검사와 자기공명단층촬영(MRI) 결과 김씨는 ‘자발성 두개내 저압에 의한 두통’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뇌 속을 채우고 있는 뇌척수액이 감소해 머리 내부의 압력이 낮아져 앉거나 일어설 경우 머리 내부 조직들이 아래쪽으로 쏠리면서 일어나는 두통이다. 뇌척수액 유출 부위의 손상을 회복시키는 수술을 받은 김씨는 현재 두통이 말끔히 사라졌다. 최근 이런 증상의 근본적 치료법으로 자기 팔에서 채취한 혈액을 누출의심 부위에 주입해 손상 부위의 경막을 회복시켜 척수액 유출을 막는 ‘경막외 자가혈액 봉합술’이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건국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신화용 교수는 17일 최근 1년간 50명의 ‘저압 두통’ 환자에게 경막외 자가혈액 봉합술을 시행한 뒤 추적 조사한 결과 재발환자는 한 명도 없었으며 두통을 효과적으로 억제했다고 밝혔다. 이 중 10명은 신 교수가 건국대병원으로 옮긴 직후인 지난 3월 한 달간 수술한 환자다. ◇뇌척수액 유출로 뇌압 떨어져 두통 발생= 뇌척수액이 감소하는 이유로는 여러가지 가설이 있지만 현재 의학계에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은 뇌에서 생성된 뇌척수액이 뇌 아랫쪽으로 연결돼 있는 척수(신경세포)를 통해 흐르면서 목 부위(경추부)나 가슴 부위(흉추부)의 척수를 감싸고 있는 경막이 손상돼 척수액이 유출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003년과 2004년의 국제학회 발표자료에 따르면 저압 두통은 10만명당 5명으로 비교적 발생률이 낮은 드문 질환이지만 최근 30~40대를 중심으로 발생 환자가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신화용 교수는 “최근 외국학계를 중심으로 이 같은 저압 두통이 드문 질환이 아니라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며 “두통환자의 경우 두통약 복용 등 자가치료를 먼저 하는 경우가 많아 병원에 올 확률이 적은 만큼 실제 환자수는 이보다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통상 경막이 약한 여성이 남성보다 2배 가량 발생확률이 높고 40세 전후 발병이 많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통사고나 운동 중 부상으로 인해 발생되기도 한다. 신 교수에 따르면 과도하게 마사지를 받은 뒤나 무허가 다이어트 약을 복용하고 이 같은 증상을 호소한 환자도 있었다. ◇‘저압 두통’ 의심되면 누워서 안정 취하고 수분 섭취 늘려야= 앉거나 서 있을 때 머리 뒷쪽에 묵직하고 둔한 통증이 나타나지만 누우면 사라질 경우 두개내 저압 두통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외에 오심ㆍ구토나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복시증상, 청력장애 등이 주요 증상으로 거론된다. 신 교수는 “두개내 저압 두통 환자들의 경우 보통 두통약을 먹다가 통증이 가라앉지 않아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환자들이 보통 ‘머리를 쥐어짜는 통증을 느꼈다’고 호소한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이런 증상 환자가 모두 수술을 받아야 되는 것은 아니다. 보통 한 번 증상이 발생되면 2주~16주 정도 지속된 후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증상이 느껴지면 우선 누워서 안정을 취하고 수분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다. 물이 뇌척수액 증가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또한 복대를 착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커피ㆍ홍차 등 카페인이 들어있는 음료 섭취를 늘리는 것도 뇌혈관을 수축시켜 두통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진통제도 카페인이 들어있는 것을 복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그러나 이런 자가요법과 약물요법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자꾸 재발하거나 통증이 극심하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은 후 ‘경막외 자가혈액봉합술’과 같은 근본 치료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일단 이 병이 의심되면 방사선 검사로 뇌척수액 유출부위를 확인한 뒤 MRI를 이용해 최종 진단한다. 수술은 비교적 간단하다. 자신의 팔에서 채취한 일정량의 피를 유출부위에 주사하는 것이며 국소마취 후 시행되면 수술시간은 약 10분 정도로 짧다. 주입된 혈액은 손상된 경막을 응고시켜 척수액 유출을 막는다. 수술시간은 짧지만 검사와 회복기간을 고려해 보통 2박3일~3박4일 정도 입원치료를 요한다. 다만 혈액이 과다하게 투입되면 손발에 뻐근한 느낌이 들고 얇은 경막을 잘못해 손상시킬 경우 더욱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수술경험이 많은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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