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삼성희망학교 선생님 될래요

중국 하얼빈 삼성 드림클래스 가보니<br>저소득층 학생 280명 선발… 2주간 컴퓨터 등 합숙 교육<br>기자재 제공 CSR 벗어나 다국적기업 기부 신모델로<br>"아이들에게 꿈 가지게 해 지속적 공헌 대표적 사례"

21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의 헤이룽장 대학에서 열리고 있는 삼성 드림클래스에서 중국 어린이들이 수업에 열중하고 있다. /제공=삼성전자

헤이룽장성 하얼빈에서 500km 떨어진 치타이허시에서 삼성드림클래스에 참여한 11살 자오리난의 꿈은 선생님이다. 부모의 이혼때문에 할머니와 살고 있는 자오리난은 엄마가 보고 싶지 않냐는 질문에 금새 울음을 터뜨릴 듯 하다가도 "커서 내가 공부하는 삼성희망학교 선생님이 될 거예요"라며 입술을 꼭 깨물었다.

중국 삼성의 사회공헌(CSR) 프로젝트인 '삼성드림클래스'가 다국적기업들의 새로운 CSR모델을 만들고 있다. 학교를 지어주고 기자재를 제공하는 초보적인 CSR을 벗어나 중국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삼성드림클래스가 진행중인 21일 헤이룽장성 하얼빈에 위치한 헤이룽장 대학. 방학 중 조용했던 사범대 강의실이 아이들의 호기심으로 가득 찼다. 대학생 선생님의 말 한마디라도 놓칠까 귀를 쫑긋 세운 아이들의 눈빛이 반짝였다.


중국 삼성이 올해 처음 시작하는 드림클래스는 중국 전역에 위치한 140개 삼성희망소학교에서 뽑힌 280명의 아이들이 하얼빈, 후베이성 우한, 섬서성 시안에 위치한 각 대학에서 2주 동안 대학생 선생님과 합숙을 하며 과학, 음악, 천문, 컴퓨터 등 평소 접하기 어려운 분야를 공부한다. 중국 삼성의 드림클래스는 89년부터 사회공헌프로그램인 희망공정을 실시하고 있는 공산주의청년단과 산하기관인 청소년발전기금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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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희망소학교와 드림클래스는 리커창 중국 총리가 공청단 서기시절 시작한 희망공정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그래서인지 지난 5월말 중국 삼성의 제안에 검토되기 시작한 드림클래스는 2달 만에 모든 준비가 완료됐다. 리우티에난 헤이룽장성 청소년발전기금 부비서장은 "농촌지역 아이들에게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측면의 지원을 고민하던 가운데 삼성의 제안이 너무 고마웠다"며 "다국적기업들이 일회성 기부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중국사회에 공헌을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의 드림클래스는 특히 중국의 발전에서 소외돼 있는 농촌과 계층인 농민공 자녀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번에 드림클래스에 참여한 아이들 대부분이 농민공의 자녀이고 이 가운데는 부모가 이혼을 하며 조손가정에서 살고 있는 아이들도 20%나 된다. 급속한 도시화의 후유증이 아이들에게 직접 영향을 주고 있는 셈이다. 아이들을 인솔한 리우밍 티에샨씨안 삼성희망학교 교사는 "아이들의 부모가 도시에 나간 후 이혼을 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며 사회적 문제뿐만 아니라 교육적인 문제도 생기고 있다"며 "삼성의 드림클래스가 아이들에게 꿈을 가지게 했다"고 말했다. 리 교사에게도 이번 행사는 의미가 깊다. 부친이 일찍 돌아가시며 가정 형편이 어려웠던 리 교사는 95년 희망공정 장학금으로 사범학교에 진학해 삼성희망학교 교사로 재직중이다.

리우 부비서장은 "많은 다국적기업들이 희망공정에 동참하고 있지만 중국인의 마음을 얻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필요한 곳에 필요한 것을 지원하는 것이 기업이 중국인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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