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투자신탁회사의 펀드수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방치·휴면 상태인 소규모펀드가 상당한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져 투자자보호에 구멍이 뚫렷다는 비난이 일고있다.19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현재 투신사의 펀드수는 총 1만3,013개로 전년동기의 6,416개에 비해 무려 102.8%나 늘었다.
이를 상품별로 보면 주식형펀드는 1,253개로 1.2% 증가했고, 공사채형펀드는 1만1,760개로 127.1% 늘어났다.
그러나 이같은 펀드수의 양적 증가에도 불구하고 속내를 들여다보면 주식형펀드는 10억원 미만의 소규모펀드가 433개로 34.5%를 차지하고 있으며, 50억원 미만의 공사채형펀드 역시 6,799개로 57.8%나 되고 있다.
이들 소규모펀드는 효율성 저하 및 운용지원부서의 관리비용 문제로 현재 거의 방치상태에 있거나 90년 이전에 설정된 펀드의 경우 입출금거래가 거의 없는 휴면펀드로 수익률 변동조차 없는 상태다.
소규모펀드의 난립은 상품성 상실 및 고객신뢰도 저하로 이어지는 것은 물론 투신사를 믿고 돈을 맡긴 고객보호에 심대한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한국투신, 대한투신, 국민투신 등 각 투신사들도 이같은 문제점을 감안해 소규모펀드의 해지 및 통폐합을 검토하고 있지만 고객들로부터 돌아올 원성을 우려해 주저하고 있는 실정이다.
원금손실 펀드의 경우 고객의 동의를 받기 어렵고, 자칫 환매를 종용하는 인상을 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현행 증권투자신탁업법은 10억원 미만 주식형펀드나 50억원 미만 공사채형펀드의 경우 재정경제부장관에게 신고후 해지할 수 있다.
하지만 위탁회사는 해지사유·해지일자·상환금 지급방법 등을 고객에게 개별통지하거나 공고해야 한다.
투신업계의 한 관계자는『앞으로 시가평가제가 본격 도입되면 소규모펀드는 더욱 유명무실해 질 수 밖에 없다』면서『차제에 환매수수료 면제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해서라도 소규모펀드의 해지 및 통폐합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정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