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길재(사진) 통일부 장관은 30일 장성택 관련 인사에 대한 숙청이 북한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장성택 처형에 따른 후폭풍을 최소화하기 위해 소규모 단위로 숙청을 하는 것으로 전했다. 류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장성택 처형 후 북한의 추가 숙청 움직임에 대한 김영우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장성택과 깊이 관련된 사람은 소환되고 있고 숙청되는 정황은 포착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곤란하지만 숙청이 대규모로 이뤄지는 것으로는 관측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숙청이 소규모로 진행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류 장관은 "그렇게 보고 있고 어떤 방향으로 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실제 장성택의 측근인 박광철 스웨덴 주재 북한대사가 지난 27일 본국으로 소환되는 등 장성택 관련 인사에 대한 숙청 작업이 차근차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장성택 인맥으로 분류되는 지재룡 중국 주재 북한 대사가 아직 대사 자리를 유지하고 있고 로두철 내각 부총리 또한 공개석상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 장성택 측근에 대한 숙청 작업은 긴 호흡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북한은 장성택 관련 인사가 수만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이들이 망명에 나설 경우 체제가 급속히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숙청 작업에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 당국이 김정은 체제의 안정을 위해 현재는 장성택 계열 인물을 놔두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손을 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유일 영도 체제를 연일 강조하는 등 충성경쟁을 고조시키고 있다. 노동신문은 이날 1면 사설을 통해 "김정은 동지를 최고사령관으로 추대한 것은 역사의 필연이고 혁명적 경사"라며 "김정은 동지를 영도의 유일 중심으로 높이 받들어 원수님의 둘레에 더욱 굳게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