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특정 고객에게서 현금, 주식, 부동산 등을 한 묶음으로 수탁해 운용하는 종합자산관리 신탁제도의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재정경제부는 9일 종합자산관리 신탁제도 도입을 주 내용으로 하는 신탁업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종합자산관리 신탁제도는 은행이 특정 고객에게서 현금 외에도 주식.채권 등 유가증권, 부동산, 무체재산권 등을 함께 수탁해 관리하는 것으로 고객에게서 자산을 수탁한다는 점은 특정금전신탁과 같지만 특정금전신탁이 현금만 받는 것과 달리 다양한 자산을 복합적으로 취급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재경부는 아직은 구상 단계이며 현황 분석과 업계 협의, 법적 검토 등을 거쳐 개정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만약 종합자산관리 신탁제도가 도입되면 우리나라 은행의 프라이빗 뱅킹(PB)은 한 단계 수준이 높아지는 계기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은행들이 VIP 고객의 자산을 종류에 따라 특정금전신탁과 부동산신탁 등 별도 상품으로 관리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맞춤형 상품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고객의 자산을 다양하고 창의적으로 구성한 상품을 만들 수 있게 되면 미국.유럽 등의 PB처럼 본격적인 자산 관리 영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재경부는 종합자산관리 신탁제도 도입과 함께 수익증권 발행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신탁회사의 영업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부동산 신탁회사에 감사를 의무적으로 두는 등의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승량기자 schung@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