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주가급락 배경.전망] 미증시 '기침'에 국내증시 '폐렴'

새천년 지수상승을 주도하리라 예상했던 정보통신주들이 새해 벽두부터 급락세로 돌아섰고 전일 반등세를 보이던 증권, 건설 등 대중주들도 다시 맥을 못추고 있다. 하루에 50~60포인트를 오르내리는 급등락장세 속에 투자자들은 지수 대세상승 추세가 변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일시적 조정인지 불안해하며곤혹스러워하고 있다.◇주가급락은 미주가 폭락이 결정적=무엇보다 간밤에 미 다우존스지수가 87년 블랙먼데이 이래 최대 낙폭으로 떨어지고 이어 일본, 홍콩증시도 연쇄적으로 폭락한 것이 제일 큰 원인이다. 세계 증시의 동조화를 넘어 미국시장이 기침을 하면 한국은 독감을 넘어 폐렴에 걸리는 증시 예속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지난 연말까지 지수상승을 이끌었던 양대 요인은 해외증시 호조와 투신권 환매압박이 줄어들면서 증시 수급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었다. 그러나 미 증시가 폭락하면서 세계증시 상승의 선순환구조가 일시 흔들리며 1월 들어서도 주가가 불안한 급등락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연초 상승기대감(1월효과)이 지난 12월에 미리 반영되면서 미국과 한국증시의 1월 효과가 지난 연말에 미리 반영된 것도 한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지난 연말에 뉴욕시장에 취재갔던 는 펀드매니저 등 상당수 월가 관계자들로부터 새천년을 앞두고 미국 증시의 1월 효과가 지난 12월에 이미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을 들었다. ◇앞으로의 전망=이번 주가 폭락은 국내요인보다는 미국 증시 폭락에 따른 것이기때문에 앞으로 미국 증시에 따라 주가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주가가 사상 최대폭으로 폭락했지만 이는 내부요인보다는 갑작스런 해외증시 폭락이라는 일시적인 외부충격에 의한 것으로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미국이 통화긴축으로 돌아서며 2월초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은만큼 뉴욕주가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고 이에따라 국내증시도 해외증시에 연동되며 영향권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국내증시에 미치는 충격은 크게 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미 다우존스지수와 국내 종합주가지수와의 상관관계는 0.88로 매우 높았다. 신흥증권 리서치센터 이필호(李弼豪) 과장은『미국은 지난해 후반기에 Y2K문제 관련비용으로 7,000억달러를 시중에 풀었었다』며『미 연준리는 이에따라 올해 통화긴축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고 채권금리가 오르며 주가는 조정을 받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말까지 꾸준한 순매수를 지속했던 외국인은 이날 1,300억원 이상 순매도를 나타냈다. 대부분의 증시전문가들은 예상치 못했던 미 증시 폭락 충격에 따른 일시적 과매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주가의 추가폭락은 없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연말결산에 따른 금융기관과 일반법인의 수익증권 환매압박이 가시면서 투신권의 매수여력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해와 같은 대규모 유상증자 물량이 없는 것도 증시 수급개선에 보탬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향후 주도주는=전문가들은 정보통신주가 당분간 조정은 받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올해 주도주로서의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으로 보고있다. 정보통신 3인방이 연초부터 일제히 급락하는 가운데 특히 데이콤은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단기급등에 따른 경계매물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견해다. 다만 지난해말과 같이 미래가치 등 실체가 없는 막연한 성장성을 등에 업고정보통신주가 브레이크없이 급등하는 장세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성장성과 함께 현재 내재가치도 점차 주가판단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그동안 정보통신주 상승에 가려져있던 내재가치대비 저평가 대형 우량주들이 상승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병관기자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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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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