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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단 일색이던 국내 자동차 시장에 어느새 다양한 형태의 차량들이 조금씩 자리를 잡는 모습이다. 절대적인 숫자는 아직 세단에 크게 못 미치지만 해치백ㆍ왜건ㆍ컨버터블ㆍ 미니밴 등의 모델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차종이 해치백으로, 이제는 다양한 브랜드에서 입맛에 맞는 차량을 선택할 수 있을 정도로 선택의 폭이 다양해졌다. 다양해지는 해치백 모델과 늘어나는 인기의 원인을 알아본다.
◇'해치백=골프' 명성을 이어간다= 해치백은 트렁크가 없이 문이 달린 승용차를 통칭한다. 해치가 '위로 잡아당겨 끌어올리는 문'을 의미해 트렁크와 뒷유리가 붙어있는 구조다. 트렁크 공간이 없는 대신 뒷좌석을 접을 수 있어 실용성이 높다. 같은 이유로 코너링에서 뒷부분에 무게가 쏠리지 않아 다이내믹한 주행이 가능해 주로 랠리카로 많이 활용된다.
이런 이유에서 20~30대를 중심으로 해치백 수요가 늘어나면서 모델도 다양해졌지만 국내에서 판매량은 폭스바겐의 골프가 여전히 절대적이다. 모든 해치백 차량이 '타도 골프'를 외치고 있지만 골프는 굴하지 않는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 출시되는 골프는 지붕을 열 수 있는 카브리올레를 제외하고도 라인업이 5종이나 된다. 대표 모델인 2.0 TDI와 1.6 TDI 블루모션이 양축을 이루고, 고성능의 GTI와 GTD, 다운사이징 엔진을 장착한 1.4 TSI까지 취향에 따라 골라 탈 수 있는 재미가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골프 5형제의 판매대수만 5,972대에 이른다. 폭스바겐코리아 판매량의 32.5%를 차지하고, MINI의 전체 판매대수(5,927대)보다 많은 수치다. 올해도 이미 3개월 동안 1,000대가 넘게 팔렸다.
하반기에는 7세대 신형 모델이 국내에도 출시된다. 더욱 늘어난 편의 및 안전장치들을 장착하고 연비는 전 모델에 비해 23%나 개선돼 지금의 명성을 이어갈 것이 확실하다.
신형 골프에 앞서 폭스바겐코리아는 골프의 동생격 모델인 폴로까지 들여온다. 오는 23일 국내 출시 예정으로 전체적으로 크기만 약간 작을 뿐 여러 면에서 골프와 폴로는 유사하다. 가격은 2,000만원대 중후반으로 책정돼 경쟁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국산차ㆍ수입차, "골프 말고 우리도 있다"= 골프가 잘 팔린다고 하지만 다른 디자인이나 브랜드, 성능을 원하는 수요도 많다. 일단 국산차에서도 해치백 모델은 그 수가 늘어나고 있다.
현대차의 i30가 대표적. 마르틴 빈터 콘 폭스바겐그룹 회장이 놀랐을 정도로 i30는 디자인이나 성능면에서 골프에 비해 전혀 밀리지 않다. 반면 판매량은 그리 신통치 않다. 지난해 동급의 아반떼와 비교해 판매대수가 7분의 1에도 못 미친다. 기아차 프라이드의 경우도 세단과 해치백 판매 비율이 6대 4로 해치백의 판매 비중이 적다. 한국GM의 아베오와 크루즈도 해치백이 출시되지만 세단 모델 판매량의 10~20% 수준에 불과하다.
수입차 해치백 모델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푸조의 208, 포드 포커스, 시트로엥 DS3, 시빅 5도어 등이 출시된 상태다. 아직까지는 판매량이 부진해 월 평균 50대에도 못 미치는 것이 현실이다. 볼보가 최근 출시한 V40은 첫 달 63대의 판매량으로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했다는 평가지만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폴로가 출시될 경우 이들 해치백 모델의 타격이 심할 것이라는 전망이 크지만 해당 브랜드에서는 소형차 시장 전체의 관심이 커져 판매량이 동반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위안을 삼고 있다.
럭셔리 브랜드도 해치백 시장에 뛰어들어 경쟁에 불을 붙였다. BMW 1시리즈가 지난해 출시돼 점차 존재감을 늘려가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임에도 골프를 잡기 위해 가격을 파격적으로 책정했을 정도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하반기 내놓을 A클래스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근 막을 내린 서울모터쇼에서 관람객들의 문의가 쇄도했다는 후문이다. 독일 프리미엄 3사의 하나인 아우디도 판매가 부진한 A3에 5도어 해치백 모델(A3 스포트백)을 국내 시장에 이르면 연내 추가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