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일본 상품의 공세에 밀리지 않으려면

엔저(低) 바람을 탄 자동차ㆍ가전제품 등 일본 제품의 공세가 거세다.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지만 일본 제품이 본격적으로 밀려오고 있는 듯한 양상이다. 지난 1월의 대일 수입 증가율은 전달보다 7.8%나 급증해 지난해 12월(2.4%)의 3배를 웃돌았다. 산업자원부 무역담당국장은 100엔당 800원선이 무너지면 옷을 벗을 수밖에 없다고 비명을 지르기까지 했다. 지난해 말 1,010원대였던 달러당 원화 값은 장중 한때 950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에 비해 엔화는 117~119엔대에서 맴돌고 있다. 원과 엔화 가치의 동반현상이 무너지고 원화만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원ㆍ엔 환율은 800원선 초반까지 떨어져 800원 돌파를 기웃거리고 있는 실정이다. 800원선 붕괴가 기우만이 아니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엔저 바람이 거세지자 평소 환 관리에 무방비 상태였던 중소기업은 수출할수록 손해라며 한숨을 쉬고 있다. 환 관리를 해온 대기업도 비상경영 선포 등으로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한계에 달했다는 푸념이다. 이와 달리 가격경쟁력이 생긴 자동차 등 일본 제품은 한국산을 겨냥해 가격할인 공세까지 펴고 있다. 지난 1월의 일본 소비재 수입이 지난해보다 25%나 급증한 게 이를 말해준다. 이러한 현상이 국내만이 아닌 해외시장에서도 벌어지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일부 자동차와 LCD 및 PDP TV는 한국산과 가격역전 현상까지 우려되고 있다. 수출입 5,000억달러 시대에 환율에 웃고 울고 할 때는 지났다고 하지만 요즘의 원고(高) 엔저 기조는 너무 가파르다. 이 상태가 계속되면 자동차ㆍ가전제품 등 소비재는 물론 조선, 철강, 부품ㆍ소재 산업까지 타격을 받고 수출 둔화로 이어져 경제가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엔저 기조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한 상황에서 정부와 기업은 엔ㆍ원화 환율의 가파른 하락을 경계하는 한편 일본 제품 공세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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