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결혼도 소중하지만 파업도 중요해요"

예식 1주일 앞둔 KTX 이유화씨 "비정규직 차별 개선" 현장 지켜


“결혼도 소중하지만 파업도 제겐 중요해요” 결혼식을 앞두고도 파업 현장을 지키는 신부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철도노조 KTX 승무지부 조합원인 이유화(26ㆍ사진)씨는 오는 18일 결혼식을 불과 일주일여 앞둔 9일 “혼자만 정규직을 요구하는 파업대열에서 빠질 수 없다”며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예비신랑조차 이 씨의 고집을 꺾지 못해 혼자 결혼 준비를 하다 최근 고열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 중이다. 이 씨가 결혼준비도 미룬 채 집회장을 떠나지 않는 이유는 “속았다”는 배신감 때문이다. “처음 입사할 때는 곧 정규직이 될거라 생각했어요. 아버지께서도 준공무원이 됐다고 얼마나 좋아하셨는지 몰라요” 철석같이 믿었던 약속과는 달리 현재 이 씨의 신분은 여전히 비정규직이다. 특히 입사 후 소속이 홍익회에서 철도유통을 거쳐 이번엔 KTX 관광레저 직원이 돼 월급은 처음보다 되레 줄었다. 이 씨는 “단순히 안정된 직장 때문이 아니라 엄연히 차별 받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결연한 의지를 보여 반감이 교차했다. 결혼도 미룬 이 씨의 고집은 보이는 이들의 가슴도 찡하게 하고 있다. 뉴스에서 그녀의 모습을 본 시어머니는 “예비 며느리의 고생에 가슴이 아프다”며 안쓰러운 마음을 나타냈다. 주변 동료들도 그만 결혼 준비에 힘쓰라고 말하지만, 이 씨는 “사정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며 “신혼여행 후에도 계속 투쟁할 것”이라고 말해 예비 신부의 설렌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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