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청와대 ‘세월호 370명 구조’ 해경 허위보고 사고일 오후 2시24분까지 몰라

세월호국조특위 야당의원들, 해경 상황실 전화 녹취록 공개

해경청장 ”팽목항에 190명 구조 소식퍼져, 간이상황판 통해 잘못전파“

‘회의 진행해 주세요’

2일 국회에서 열린 세월호침몰사고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세월호 사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 진위를 놓고 여야간 신경전 끝에 파행했다. 유가족 대표단 관계자가 새누리당 종합상황실 앞에서 심재철 세월호 국조특위 위원장에게 회의 속행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는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370명을 구조했다’는 해경의 잘못된 보고를 믿고 2시24분까지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세월호 침몰사고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2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해경 상황실 유선전화 녹취록을 공개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해경 상황실은 사고 발생(배가 기울어지기 시작한 시점 기준) 30여분이 지난 9시20분부터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기 시작했다.

이후 해경은 오후 1시4분 유선으로 청와대에 보고하면서 ”현재까지 확인된 것은 생존자 370명이라고 한다“고 했고, 이어 ”진도 행정선에서 (생존자가) 약 190명이 승선하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청와대-해양경찰청 핫라인 통화내용>

▲BH = 국가안보실 상황반장입니다.

▲해경청 = 현재까지 확인된것으로 생존자 370명이랍니다.

▲BH = 좀 불러주시겠습니까 370명?

▲해경청 = 진도 행정선에서 약190명 승선하고 있었다고 하네요.

▲BH = 진도 행정선 190명 한척입니까? 이게.

▲해경청 = 이건 저희가 확인 해봐야 할 겁니다. 인원만 저희가 방금 연락받았습니다.

▲BH = 진도행정선 190명.

▲해경청 = 그래서 지금 현재 370명.

그러나 오후 1시30분에는 다시 청와대와 통화하며 ”370명이 정확하지 않다고 한다. 일부 중복이 있었다고 한다“고 말을 바꾸기 시작했다.

이에 청와대는 ”확인되는 대로 알려달라. 우리가 기준으로 잡는 것은 해경청에서 알려주는 것이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답했다.

<청와대-해양경찰청 핫라인 통화내용>

▲BH = 안보실 상황반장입니다. 인원 변동사항 있습니까?

▲해경청 = 근데 370(명)도 정확한 게 아니라고 하네요.

▲BH = 이거 카운트를 어디서 하고 있습니까?

▲해경청 = 서해청에서 해서 저희에게로 오는데 수색쪽에서 통보를 받아서 전화를 드리거든요. 우리는 370이라고 확인을 했는데 일부 중복이 있었나봐요. 소방하고 한 것들하고 우리 구한 것하고 그쪽 구한 것 190명을 더해 보니까 370이라고 했는데...약간 중복이 있어가지고요. 재차 확인중에 있습니다.

▲BH = 확인되는대로 알려주시구요. 우리가 기준으로 잡는 것은 해경청에서 알려주는 것이 공식적인 입장이다 이 분위기입니다. 입장을 정리했거든요.

해경은 오후 2시24분 보고에서야 ”(구조자가) 166명이다“라고 보고를 정정했고, 이를 들은 청와대는 ”큰일났다. VIP(대통령) 보고까지 끝났다. 나머지 310명은 다 배 안에 있을 가능성이 큰거 아닌가“라며 ”중대본에서 발표한 것도 해경에서 보고를 받았을 텐데, (대 언론) 브리핑이 완전 잘못 됐다. 여파가 크겠다“고 말했다.

<청와대-해양경찰청 핫라인 통화내용>

▲BH = 네 실장님 계세요? 청와대인데, 통화좀 했으면 합니다.

▲해경청 = 실장님 통화중이시고 166명 말씀드리라고 합니다.

▲BH = 어이구, 큰일났네. 다시 한번 이야기 해보세요 몇 명?

▲해경청 = 166명입니다.

▲BH = 166명 구조, 2명 사망. 그러면은 202명이 사라진거 아닙니까?

▲해경청 = 상황실장입니다.

▲BH = 166명이라고요 큰일났네 이거 VIP까지 보고 다끝났는데


▲해경청 = 지금 현재 정확하게 카운트된 게 166에 사망자 2명 포함입니다. 어선으로 들어오는 것도 파악하고 있는데 해경청에서 파악하고 있는 것은 166명입니다.

관련기사



▲BH = 166명에 사망자 포함입니까?

▲해경청 = 예 사망자 2명 포함입니다.

▲BH = 그럼 구조가 164명이고 사망이 2명이네요.

(중략)

▲해경청 = 예 저희가 확인한 겁니다. 확인한건데 현장하고 소방이라든지 하다보니까...우리가 정확하게 파악한 것은 164입니다.

▲BH = 그럼 지금 바다에 있을 가능성도 없고 나머지 310명은 다 배안에 있을 가능성이 높은 거 아니에요?

▲해경청 = 많은 인원이 있을 가능성이 좀 있습니다.

(중략)

▲BH = 오차가 너무 커서 지금. 아까는 190명 구조했을 때 너무 좋아서 VIP께 바로 보고했거든. 진도 행정선하고 누가 통화했습니까?

(중략)

▲BH = 누가 중간에서 하는 과정에서 오해를 한 것 같다. 그럼 언론에서 난 것도 다 거짓말이네 그쵸? 중대본에서 발표한 것도 해경청에서 보고받아서 발표했을 것 아닙니까 우리처럼.

▲해경청 = 아마 구두 보고로 했을 겁니다.

▲BH = 우리 처럼 해경청에서 보고를 받고 나서 언론발표를 했을 거 아니에요. 368명으로 거기도 완전 잘못 브리핑 된거네. 이거 여파가 크겠는데. 알겠습니다. 공식 166명입니다.

(이하 생략)

<해양경찰청 본청 상황실-서해지방해양경찰청 통화내용>

◇통화시간 14:34

▲상황실 = 언론에 계속 나오는 게 확인된겁니까?

▲본청 = 상황실 아닙니다. 확인된 거 아닙니다. 구두상으로 190명 구했다고 했잖아요. 그냥 160명 구한 거에 190명 합쳐 가지고 청와대랑 중대본에 보고했는데 그게 언론상에 뻥 터져버린거에요. 아까 서해청에서 190명을 더 구했다고 보고가 올라왔잖아요. 갑자기 아니라고 하니까 갑자기 200명 가까운 인원이 사라져 버린겁니 다.

이같이 해경이 잘못 보고하게 된 경위에 대해 김석균 해경청장은 이날 국정조사 기관보고에 출석해 ”제가 파악한 바로는 팽목항 현장에서 178명 구조된 이후에 190명이 추가로 구조돼 온다는 소식이 퍼졌고, 현장에 설치된 간이 상황판에 (누군가가) 그렇게 적어놨다“고 말했다.

이어 ”간이상황판을 경찰 정보관이 촬영해 해경 정보관에 알려줬고, 이 것이 서해해경청을 통해 본청으로 전달됐다. 본청에서 상황보고를 맡은 직원이 사실 확인 없이 중대본에 나간 담당 과장에게 전화한 것이 오류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녹취록에는 사고 현장에 선체에 들어가 구조할 수 있는 구조대원이 도착했는데도 대기만 한 정황도 담겼다.

119중앙상황실은 오후 1시께 해경 본청 상황실로 전화를 걸어 ”우리 헬기가 현장에 2대 도착을 했고, 수난구조전문요원들이 다 탑승을 하고 있다. 배안에 요구조자가 있으면 바로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경에서는 ”잠깐만 기다리라“는 말만 되풀이 할뿐 별도 지침을 내리지 않았다.

해경은 오전 9시42분 청와대가 ”구조작업을 하고 있나“라고 물었을 때에도 ”아직 구조단계는 아니고, 지금 지켜보고있는 단계“라고 답변, 초기 대응을 지체했음을 드러냈다.

사고 원인에 대해서도 당일 오전 총리실에 ”암초 위를 올라 탔다고 하는데 정확하게 그 이야기는 하면 안될 것 같다“고 해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다.

사고 이후 열린 해경 화상회의에서는 해경 차장이 ”일단 (배를) 뚫는 흉내라도 내고 이런것 까지 해봤다는(해봤다고 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고…“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서는 정의당 정진후 의원이 ”어려운 상황만 모면하고 보자는 것으로, 이런 태도는 범죄를 저지른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의원들은 해수부 장관과 해경청장의 의전에 집중하는 모습도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녹취록에는 본청 상황실이 오전 11시43분 제주청에 전화를 걸어 ”해수부 장관이 현장 가신다는 것 알고 있나. 어차피 유류수급하러 무안공항 간 김에 태우고 오라“라며 ”장관 편성 차 간다(정확한 의미는 알 수 없음)고 이동한다고는 얘기하지 말라“고 한 것으로 돼 있다.

새정치연합 우원식 의원은 ”현장 구조중인 헬기를 급유 핑계로 의전용으로 빼돌리고 거짓말까지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이 녹취록에 해경과 언딘의 유착 정황도 드러나 있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사고 당일 오후 4시에 해상안전과장이 경비계에 ‘언딘도 같이 넣어라’라고 지시했다. 지금까지 해경은 언딘 선정을 청해진 해운이 했다고 했는데, 해상안전과장이 은밀히 지시를 내려 압력을 넣은 것“이라고 말했다.

경대수 의원은 ”녹취록을 보면 김 청장은 대통령과 직접 통화해 ‘단 한명의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나온다“며 제대로 구조작업을 벌이지 못한 점을 질타했다.

한편 특위는 애초 청와대 최초보고가 오전 9시32분, 구조인원 정정보고가 오후 2시36분 등으로 기록된 속기록을 배포했으나, 해경 측이 ”속기록에 표시된 시각은 실제 시각보다 모두 12분씩 늦다“고 알림에 따라 특위도 이를 뒤늦게 바로잡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