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은행 국내지점, 채권 '단타매매' 치중

55兆여원중 78%가 금리 차익등 노린 단기투자<br>하반기 만기 18兆…매물쏟아질땐 시장불안 우려


외국은행(외은) 국내지점의 채권투자가 갈수록 통화ㆍ환율 파생상품과 연계된 단기 매매 패턴을 보이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은 지점의 국내 채권 투자잔액은 지난 2005년 말 27조3,000억원에서 ▦2006년 말 44조7,000억원 ▦2007년 말 57조원 등으로 2년 사이에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들의 채권 투자는 만기까지 보유하는 중장기 투자가 아니라 대부분 금리 재정차익 등을 노린 단기 매매 성격이 짙다. 이에 따라 국내외 금리 차이, 환율 변동에 따라 무위험 재정기회가 줄어들거나 기존 투자분의 평가손이 발생할 경우, 한꺼번에 매물로 쏟아지면서 채권시장 불안을 가중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외은 지점 채권투자의 78%는 단타 매매=지난 5월말 현재 외은 지점은 국채, 통안채 등 국내 채권에 55조2,000억을 투자했다. 금융감독원은 이 가운데 78%(43조3,000억원)는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 매물로 쏟아질 수 있는 단기매매 투자로 보고 있다. 이들의 채권투자 가운데 상당 부분은 달러 변동금리와 원화 고정금리를 맞바꾸는 통화스왑(CRS)시장, 국채 금리를 주고 고정금리를 취하는 금리스왑(IRS)시장 등 파생상품시장과 맞물린 투자다. 따라서 시장 여건이 급변하면 대규모로 채권을 내다팔면서 시장불안을 더욱 가속시킬 수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 확산에 따른 국내 달러 유동성 부족에다 CD, 국채 등 주요 채권 금리가 급등하면서 외은 지점은 투자한 채권에서 평가손을 입었다. 이에 따라 파생시장과 연계된 손절매 성격의 국채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금리 급등을 부채질하기도 했다. ◇보유 채권 한꺼번에 내다 팔 수도=외은 지점은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 즉시 보유 채권을 매각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된다. 금융연구원의 박해식 연구위원은 “(비거주) 외국인의 채권투자 패턴을 감안할 때 외은 지점의 하반기 만기도래 물량은 18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며 “외은 지점의 투자가 단기 금리재정거래에 집중된 만큼 지난해 11월처럼 채권매도 사태가 잇따르며 채권시장 불안을 가중시킬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외은 지점의 보유 채권 가운데 하반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은 18조6,000억원 내외로 추산된다. 이는 하반기 중 국내 비거주 외국인 채권투자의 만기 도래액( 12조8,000억원)보다도 6조원 가량 많은 수준이다. 외은 지점은 올들어 환율ㆍ금리가 급변하자 기존에 투자했던 통화ㆍ파생상품의 평가손을 만회하기 위해 반대 방향으로 파생상품에 투자했다. 이에 따라 외은 지점의 통화ㆍ금리 파생상품 잔액(부외 기준)은 지난해 말 2,657조원에서 올 3월말에는 3,246조원으로 600조원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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