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인기 연예인 600여명의 전화번호가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면서 중국 스타들이 폭주하는 전화 공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세계적인 여배우 장쯔이(章子怡)와 '중국 록음악의 대부'로 불리는 조선족 가수 추이젠(崔健) 등의 휴대폰 전화번호가 인터넷에 오르면서 시작됐다.
이들 연예인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지난 주말부터 끊임없이 전화를 걸어오는 바람에 생활을 할 수가 없다면서 전화번호를 새로 신청해 놓았다고 하소연했다.
인기 모델인 장페이린은 "전화가 너무 많이 걸려와 아예 받지를 않았더니 문자메시지가 폭주했으며 밤에는 지저분한 내용의 메시지가 들어왔다"고 투덜거렸다.
중국 중앙방송(CCTV) 앵커맨인 싸베이닝은 "나도 이상한 전화를 몇통 받았다"면서 "다른 사람의 연락처를 인터넷에 공개하는 것은 정말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인기스타들의 전화번호는 처음에 인터넷 대화방에 공개됐으나 일부 인터넷 포털들이 언론 보도를 소개하면서 이들의 전화번호는 순식간에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모기자가 이들 연예인의 핸드폰 전화번호가 적힌 수첩을 분실한 것이 화근이라는 주장이 일부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도 연락처를 공개한 주범은 잡히지 않고 있다.
중국 연예계 관계자들은 "전화번호를 바꾸면 이상한 전화는 피할 수 있겠지만 기존 거래처와 제대로 연락을 못하는 등 연예활동에 타격을 입게 된다"고 말했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