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하나은행-獨알리안츠그룹 전략적제휴

'종합금융그룹' 시대 본격화하나은행과 독일 알리안츠(ALLIANZ) 그룹과의 전략적 제휴는 국내 금융산업에 「종합금융그룹」의 시대가 본격 개막했음을 예고한다. 특히 은행권 재편을 앞당기는 계기가 되는 동시에 보험시장의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협상내용=알리안츠의 주당 인수가격은 1만2,500원(총 1,775억원). 3월 말을 전후해 예정돼 있는 해외 주식예탁증서(DR) 발행 결과에 따라 다소 조정여지가 있지만 2,500원 이상(현 주가 9,900원)의 프리미엄을 받아 비교적 양호한 가격이라는 긍정적 평가와 하나은행의 주가가 현재 많이 저평가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다소 아쉽다는 평가도 있다. 김승유(金勝猷) 행장은 『주가가 현재 저평가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업무영역이 갈수록 다변화되고 있는데다 마침 적임자를 찾게 돼 가급적 협상을 빨리 마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이 얻는 효과=하나은행은 증권(하나증권)·종금(한국종금)에 이어 보험업의 노하우는 물론 투신운용 및 방카슈랑스와 관련한 선진기법을 전수받아 그동안 지향해온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면모를 갖출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중장기적으로 금융지주회사 설립의 토대를 갖추게 됐다. 우선 알리안츠에서 사외이사 1명을 영입하고 외자유치를 통한 자본확충으로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을 현재 12%대에서 13%대로 끌어올리게 된다. 다음달 DR 발행까지 마무리되면 14%대까지 향상된다는 게 은행측의 설명. 金행장은 『BIS 비율 제고뿐만 아니라 향후 「은행-증권-보험」 3대축을 연결해 국내에서 가장 훌륭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완벽한 준비를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합작 투신운용사 설립=「하나 알리안츠 투자신탁운용회사」로 회사명을 정한 합작투신운용사는 300억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하며 독립법인으로 운영될 예정. 하나은행과 알리안츠가 50대50으로 출자하며 양측이 각각 2명의 상임이사와 1명의 비상임이사를 지명한다. 상임이사는 이사회의장과 최고경영책임자(CEO), 최고업무책임자(COO), 최고정보책임자(CIO)를 각각 두게 되는데 이중 하나은행측이 이사회의장과 COO를, 알리안츠측이 CEO와 CIO를 각각 임명한다. 알리안츠 그룹의 이사회 멤버인 마이클 디크만(MICHAEL DIEKMANN)씨는 이와관련, 『신설 투신운용사를 앞으로 5년 내에 한국의 5대 투신운용사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밝혔다. ◇보험시장 지각변동=알리안츠 그룹이 하나은행과 50대50의 지분출자로 합작 방카슈랑스 회사를 설립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삼성·교보생명 등 국내 대형 생보사들이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알리안츠 그룹이 제일생명 인수로 한국 생보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한 데 이어 하나은행과 합작을 통해 방카슈랑스 회사를 설립할 경우, 향후 5년 내 국내 생보시장을 뒤흔들만한 핵폭탄과 같은 파괴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 국내 생보사들은 알리안츠 그룹이 제일생명을 인수했을 때 국내시장에서 성공하기 힘들 것으로 안심하고 있었다. 그러나 알리안츠가 제일생명의 설계사를 통해 보험시장에서 명백을 유지하고 우량은행인 하나은행과 합작한 새로운 방카슈랑스 회사를 설립해 생보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경우 빅3가 75%를 점하고 있는 구도가 깨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ING그룹-주택은행에 이어 알리안츠 그룹-하나은행이 상호출자로 방카슈랑스에 본격 나섬에 따라 「무늬만 방카슈랑스」인 기존의 은행과 보험의 전략적 제휴는 비상이 걸렸다』며 『생보시장은 세계 최대의 금융그룹과 국내 우량은행이 합작한 방카슈랑스 전업회사 중심으로 재편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진우기자RAIN@SED.CO.KR 우승호기자DERRID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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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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