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건물 중 73%가 중국인 소유'
차이나머니가 제주도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제주도가 밝힌 중국인 소유 부동산 현황의 한 단면이다. 미국, 일본, 유럽 등 다른 외국 자본들의 제주도 부동산 매입은 수 년 째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차이나머니의 위력은 더욱 커져 가고 있다.
◇외국인 소유 땅 중 中 50% 차지 = 7일 제주특별자치도가 최근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외국인이 소유한 제주 토지 면적 중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50.2%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인 보유 땅은 지난 △2011년 1.42㎢(1,029필지) △2012년 1.93㎢(1,548필지) △2013년 3.15㎢(3,705필지)로 꾸준히 증가하다 지난해 8.34㎢(6,788필지)까지 폭증했다. 올 1분기 기준으로는 8.26㎢를 기록하고 있다.
당초 지난해 초까지는 미국인 소유 토지가 가장 많았지만 상반기가 끝나기 전부터 올해까지 중국인 소유 토지의 역전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올해 1·4분기 기준 중국 소유 땅은 8.26㎢(6,804필지)로 미국인이 보유한 3.68㎢(1,348필지)의 두 배가 넘는다.
건축물 역시 올해 1분기 기준 외국인 소유 건축물 2,116건(31만 2,800㎡)의 73%인 1,552건(23만 5,867㎡)이 중국인 소유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인 소유 건축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용도는 숙박시설로, 지난 2010년 이후 증가한 숙박시설 1,318건(19만 9,890㎡) 중 중국인 소유가 95%(1,257건·19만 1,179㎡에 달한다.
제주도 내 토지 취득이 늘어나는 것은 부동산 투자이민제의 영향이 크다. 올해 1·4분기까지 1조 547억 8,500만원의 실적을 거두며 총 1,101건의 거주비자가 발급됐다. 이 중 98.5%인 1,084건이 중국인에게 발급됐다.
◇지역 경제 활성화는 '글쎄' = 문제는 중국 자본의 투자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주 내 외국인 투자기업이 진행하는 19개 사업 중 중국·홍콩 사업은 신화역사공원(1조 8,451억원)과 헬스케어타운(1조 131억원) 등 15개 이른다. 하지만 대부분 유커들을 위한 콘도 개발에 집중돼 있다.
중국 자본이 투자를 넘어 직접 관광산업에 뛰어 드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중국 관광객 유치를 두고 도민들과 중국인이 경쟁하고 있는 셈이다. 도내 여행업체 252개 중 외국인이 운영하는 곳은 중국계 23개와 대만계 10개에 이른다. 제주시 D공인 관계자는 "지역민이 운영하는 음식점이 단체 관광객을 받으려고 중간 브로커에게 수수료를 주는 경우도 자주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