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환율 전망과 대응

정영식 <삼성경제硏 수석연구원>

[시론] 환율 전망과 대응 정영식 정영식 최근 원ㆍ달러 환율이 급락했다. 올해 들어서만도 원화가치가 7% 절상됐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원ㆍ달러 환율 하락세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내수경기가 부진하고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가 둔화하고 있는 국내상황을 보면 향후 원ㆍ달러 환율의 하락을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최근 원ㆍ달러 환율의 하락이 미국요인에 의해 발생했듯이 앞으로도 달러화 약세요인에 의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달러화 약세는 왜 발생하는가. 미국의 과도한 쌍둥이 적자라는 펀더멘털 문제와 달러화 약세를 용인하는 미국 외환정책 때문이다.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문제는 오는 2005년에도 크게 개선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단순 제조업 제품을 대부분 수입하는 미국경제의 구조적문제에다 고유가까지 겹쳐 수입이 줄어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미국의 대외 신인도에 악영향을 주는 재정수지 적자문제까지 겹쳐 있다. 부시 대통령의 재선으로 재정수지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사라졌다. 그동안 미국은 쌍둥이 적자를 자본수지 흑자로 거의 대부분 충당해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과도한 쌍둥이 적자문제가 부각되고 경제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어 국제자본의 미국 유입, 즉 자본수지 흑자는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미국의 외환정책도 달러화 약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미국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6%선에 달하는 경상수지 적자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암묵적으로 달러화 약세를 용인하는 정책을 취할 것이다. 한편 미국의 주요 무역수지 적자국에 대해서는 외환시장 개입에 대해 중단을 요구하거나 통상압력을 강화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지난 10월1일 부시 행정부는 중국 정부로부터 점진적으로 변동환율제로 전환하겠다는 환율제도 개선에 대한 약속을 받아낸 것은 여러 가지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적으로도 원화 강세요인을 무시할 수 없다. 무역수지 흑자가 지속됨에 따라 국제수지 흑자 행진은 계속되고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도 2003년 하반기, 2004년 상반기와 같이 강도 높게 재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외환시장 개입국에 대해 비난의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적으로도 내수경기의 부진, 국내물가의 불안으로 원화 강세를 수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데다 과다한 외환시장 개입 비용이 밝혀져 외평기금에 대한 개선요구가 거세지고 있어 정부가 과거와 같이 재개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의 역할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향후에도 환율이 급변할 경우 진정한 의미의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 조정)은 필요하다. 나아가 이제는 수출경쟁력 제고를 위해 외환시장 개입과 같은 거시정책보다는 수출기업의 기술개발 및 금융 지원, 수출관련 인프라 개선 등 미시정책에 더욱 초점을 둬야 할 것으로 본다. 기업들도 가격경쟁력에만 의존하기보다 고기술ㆍ고부가가치화 등 품질경쟁력 제고로의 변신을 빨리 서둘러야 할 것이다. 원ㆍ달러 환율의 하락이 아니더라도 중국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어 가격경쟁력에만 의존하는 수출기업은 생존하기 힘들 전망이다. 업종 전환이나 품질경쟁력 제고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본다. 이렇게 될 경우 원화 강세에 따른 채산성 악화, 환차손을 수출가격 전가로 대응하는 것이 용이해진다. 다음으로 결제통화의 다변화이다. 2002년 3월 이후 달러화 약세가 지속됐음에도 국내 수출기업의 결제통화는 여전히 달러화 일변도(2003년 말 기준 84.6%)로 돼있다. 이를 유로화ㆍ엔화 樗막?다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ㆍ출입기업뿐만 아니라 외화대출과 해외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금융기관들도 환위험 관리에 특별히 주의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통상압력에 미리 대비해야 할 것이다. 미국은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에다 보호주의론자의 득세로 중국 등 적자국에 대해 통상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역 보복의 빌미가 될 수 있는 가격 덤핑이 일어나지 않도록 동종 업체들간에 협력하는 등 다각적인 대책 마련이 지금부터 필요하다. 입력시간 : 2004-11-1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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