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지난해 7월 송영길 시장 취임 이후 이종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을 임용하는 과정에서 관련 법령을 위반하며 부적정하게 선발한 사실이 행정안전부의 조사 결과 드러났다.
행안부는 임용업무를 담당한 인천시 국장과 과장에 대한 문책을 요구했고, 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송 시장의 사과와 이 청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30일 한나라당 이상권 의원(인천 계양을)에 따르면 행안부가 지식경제부의 요청에 따라 인천경제청장 임용의 적정성을 조사한 결과 관련 법령을 위반하고, 심사도 부적정하게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안부는 인천시가 구성한 선발시험위원회가‘지방자치단체 개방형직위 및 공모직 운영 규정’상 2~3명의 임용후보자를 선발, 인사위원회에 통보해야 하는데도 1명만 통보해 법령을 위반한 사실을 밝혀냈다.
또 선발시험위원회가 이전 공모에서 부적격자로 평가된 인물을 최종후보자로 선정한 것에 대해서도‘위법은 아니지만 2~3개월의 시차를 두고 완전히 다른 결정을 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심사 과정에서도 선발시험위원이 5명 이상으로 돼 있지만 1명이 불참해 4명만 심사했는데도 5명이 모두 심사한 것처럼 해 합격자를 결정했고, 영어능력 심사를 심사위원 1명이 채점한 뒤 다른 4명에게 점수를 알려줘 동일한 점수로 평정한 사실이 드러났다.
행안부는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인천시에 해당 임용업무를 총괄하고, 서류ㆍ면접시험에 참여한 담당과장에게 경징계, 국장에게 훈계 처분을 내릴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상권 의원은 “경제청장이라는 막중한 직위를 임명하는데 국장이나 과장이 총체적인 부정을 저지를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 “이를 실질적으로 지휘한 송 시장이 시민 앞에 사과하고, 이 청장은 스스로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 청장은 안상수 전 시장 재임 당시 공석이 된 인천경제청장 공모에 지난해 4월 다른 후보자 2명과 함께 지원, 선발시험위원회의 적격성 심사에서 탈락했지만 송 시장 취임 직후인 7월 재 공모에서 다른 후보자 3명을 제치고 선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