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2010 인구 센서스, 정치 지각 변동 온다

공화당의 남서부 인구 크게 늘고 민주당의 북동부는 증가세 둔화


미국이 10년 만에 센서스(인구조사)를 실시한 결과 공화당 우세지역인 남서부 인구는 크게 늘어난 반면 민주당의 표밭인 북동부 인구 증가세는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센서스 결과에 따라 연방 하원 의석 수, 대통령 선거인단, 연방정부의 주(州)별 교부 예산 등이 재조정되는 만큼 정치적 지형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2012년 대선을 앞둔 민주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당장의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 센서스국은 21일(현지시간) 미국 인구가 지난 4월 1일 기준 3억874만5,538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직전 조사인 2000년과 비교하면 9.7% 증가에 그쳐 대공황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10년 주기로 실시되는 과거 센서스에서는 ▦1940년 7.3% ▦1950년 14.5% ▦1960년 18.5% ▦1970년 13.3% ▦1980년 11.5% ▦1990년 9.8% ▦2000년 13.2% 등으로 나타났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변화는 지역별 인구 증감이다. 텍사스주의 인구가 직전 조사 대비 430만명이 늘어난 3,720만명을 기록하는 등 네바다ㆍ애리조나ㆍ유타ㆍ플로리다주 등 이른바 따뜻한 '선밸트'인 남서부 지역 인구가 크게 늘었다. 남서부의 인구 증가는 산업지도의 변화와 기후 여건, 히스패닉의 이민자 유입 등에 따른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미국 산업의 중심지인 미시건 등 동북부가 쇠락 일로에 있는 반면 에너지와 IT(정보산업) 산업 등이 밀집한 남서부 선밸트에 일자리를 찾아 인구가 대거 유입되고 있다. 실제로 자동차산업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미시간주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인구가 감소했다. 아이오와ㆍ뉴욕ㆍ로드아일랜드ㆍ일리노이주 등 북동부 지역 인구 증가율은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이들 지역은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지역(블루존)으로 분류된다. 센서스 결과에 따라 미국의 정치 지형도 변하게 됐다. 센서스 결과를 토대로 인구 비례로 하원 의석 수가 재조정되는데 인구 증가 지역 대부분이 공화당이 우세한, 이른바 '레드존'이기 때문이다. 텍사스주의 경우 연방하원 의석 수가 현재보다 4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플로리다주는 2석, 네바다ㆍ애리조나ㆍ사우스캐롤라이나ㆍ유타ㆍ조지아ㆍ워싱턴주 등은 각 1석씩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민주당 지지율이 높은 블루존인 뉴욕ㆍ오하이오주는 2석이 줄어들고, 일리노이ㆍ아이오와ㆍ루이지애나ㆍ매사추세츠ㆍ미주리ㆍ뉴저지주 등은 1석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센서스 결과는 대통령 선거인단 재편과도 직결되는 만큼 2012년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구조사 결과가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전망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같은 인구 변화가 오바마 대통령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다고 단언하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인구 증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히스패닉계 이민자들이 대체적으로 이민자에게 적대적인 공화당보다는 민주당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찰리 쿡 여론조사 전문가는 "텍사스주의 신규 4석 중 2석은 민주당에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화당이 대선에서 승리하고 싶다면 히스패닉계 사회와 평화롭게 지내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중간 선거 당시 텍사스ㆍ콜로라도ㆍ네바다ㆍ캘리포니아주 등지에서는 히스패닉계 유권자들의 민주당 지지가 뚜렷하게 나타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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