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소비자들이 주요 소비재 시장에서 대접을 못 받고 있다.
고령화 진전으로 나이 든 소비계층의 비중은 날로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 20~30대를 공략하는 제품은 갈수록 늘어나는 반면 고령 인구를 위한 상품 개발이나 마케팅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비 시장의 화두는 `젊어지기`. 의류업계에서는 20년 이상의 노후 브랜드들이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하는 제품 구성비를 확대하거나 신규 브랜드의 타깃 연령층을 30세 전후로 낮추는 등 젊어지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제일모직 신사복 브랜드인 로가디스와 LG패션 마에스트로가 25~35세를 겨냥한 별도 라인을 출시해 이 부문을 점차 확대하고 있으며, LG패션의 대표적인 장년층 브랜드 닥스의 경우 올해 여성용 골프웨어의 최고 타깃 연령층을 종전보다 10세 이상 낮춰 잡고 있다. 닥스 액세서리도 지난해부터 젊은 층을 겨냥한 라인을 5개에서 12개까지 확대, 20~30대의 핸드백 매출비중은 종전 20~30%에서 지난해에는 50%까지 늘어났다. 코오롱그룹의 경우 내년 초 런칭하는 캐주얼 `제이폴락(가칭)`은 토탈 패밀리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타깃 고객층을 20세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잡고 있을 정도.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고령화 추세에 따라 국내 실버시장은 총 41조원 선으로 추정된다. 실버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한 제품 매출도 급신장을 보이는 상황. `효도 신발`로 알려진 컴포트 슈즈 `바이에르`의 경우 작년 매출이 113억원으로 2년 전보다 20% 늘어났지만 올해는 전년대비 35%의 매출 증대를 목표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막상 각 업계는 고령 소비자보다 젊은층 집중 공략에 나서고 있어, 고령층은 사실상 시장에서 배제되는 실정이다. 화장품 업계도 젊은 소비자 위주로 돌아가기는 마찬가지. 국내 최대 화장품업체인 태 평양의 경우 현재까지 타깃 연령층이 가장 높은 `설화수`의 타깃층도 35~45세에 그친다. 조만간 출시될 40대 브랜드 `오고뜨아`를 제외하면 고령층을 위해 성분이나 색조를 개발한 전용 브랜드는 전무했던 실정이다.
이처럼 고령 소비자들이 제품 기획이나 마케팅에서 외면을 받는데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고령층은 쉽게 소비 패턴을 바꾸지 않을 뿐더러 굳이 마케팅 활동을 안 해도 찾던 제품을 찾는다”라며 “기업 입장에선 마케팅과 신제품에 대한 반응이 빠른 젊은 층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