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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매스컴과 경제현상

우현석 (정보산업부 차장) hnskwoo@sed.co.kr

[동십자각] 매스컴과 경제현상 우현석 (정보산업부 차장) hnskwoo@sed.co.kr 우현석 (정보산업부 차장) 지난 봄 한 유통업체의 간부가 기자에게 하소연을 했다. 그는 “언론이 경기전망을 비관적으로 쓰는 통에 매출에 영향을 받는다”며 “매출이 고개를 들다가도 비관적인 기사가 나오면 다시 하향 곡선을 그리기 일쑤”라고 울상을 지었다. 최근 만난 한 통신업체의 임원도 경기를 진단하는 언론의 논조에 비판을 가했다. 그는 기자에게 “매출이 늘어나는 조짐이 보이다가도 언론에서 ‘경기가 안 좋다’는 기사를 쏟아내면 여지없이 매출이 줄어든다”며 “제발 수위조절 좀 해가면서 기사를 써달라”고 말했다. 기업인들이 아무리 볼멘소리를 한다 해도 언론은 경제현상이나 팩트(fact), 계량화된 지표를 외면할 수 없다. 더구나 요즘처럼 장기화된 불황으로 경제 주체마다 죽는소리를 쏟아내는 마당에 그 같은 소리를 도외시한다면 그것은 언론으로서의 직무유기다. 하지만 언론은 기사가 경제 미칠 영향에 눈을 감아서도 안된다. 언론학의 가설 중에는 ‘한 가지 주장이 다중의 지지를 받아 강해지면 그에 찬성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다수의 주장은 더욱 강해지고, 반대하는 사람들은 소외되는 것이 두려워 반대의견을 피력하지 못한다’는 이론이 있다. 이른바 ‘침묵의 소용돌이’라는 언론효과이론이다. 이 같은 이론은 요즘 경제와 관련한 언론의 보도태도를 설명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최근 들어 경제를 낙관하는 시각은 지면을 뒤덮은 부정적 관점에 매몰돼 찾아볼 수 없다. 이 같은 논조들이 피로가 극에 달한 경제와 어우러져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는다면 언론도 일정 부분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 경제 주체인 기업은 경기침체를 과장해서는 안된다. 괜한 호들갑을 떨거나 우는소리를 한다면 그것은 결국 부메랑이 돼 돌아올 뿐이다. 언론도 이념이나 사시(社是)라는 잣대에 따라 편의적으로 경제현상을 왜곡하는 우(遇)를 범해서는 안된다. 국가경제나 민생은 논조의 실험대상으로 삼기에는 너무도 절박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입력시간 : 2004-09-1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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