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이 임시휴전 종료 직후 지상군 투입… '가자전쟁' 악몽 재연

17일밤 탱크 앞세워 진격… 전투기·군함까지 총동원

5세 어린이 등 사상자 속출

하마스 "대가 치를 것" 경고… 美 상장 이 기업 주가 급락


이스라엘이 17일(이하 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전격 투입했다. 탱크를 앞세운 수천명 규모의 이번 이스라엘군 병력투입 결정이 지난 2008~2009년 1,400명의 목숨을 앗아간 가자전쟁의 재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밤 10시40분께 성명을 내고 "하마스가 상황을 진정시키려는 제안을 거듭 거부함에 따라 우리 군은 가자지구에서 지상작전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가자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 목적으로 유엔이 제안한 '임시휴전'이 끝난데다 이집트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하마스 협상단,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측이 이집트 카이로에서 벌인 휴전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전격 단행됐다. 5시간의 임시휴전이 종료되자마자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포탄 10여발을 발사했고 이스라엘도 즉각 가자 공습을 재개했다. 특히 휴전기간에 하마스 대원 13명이 터널을 통해 이스라엘 영토 진입을 시도한 것이 지상군 투입의 직접적 계기가 됐다. 이스라엘의 영토권에 직접 해를 끼치는 테러용 터널을 파괴하기 위해 지상군 투입 결정을 내렸다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성명에서 밝혔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군 측은 "하마스 군대조직과 지도자들, 로켓 무기고 타격 등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입병력의 정확한 숫자는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적어도 수천명의 이스라엘군이 투입됐다"며 "마지막으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침범했던 2009년과 비슷한 규모"라고 전했다. 또 이미 동원된 예비군 4만8,000명에 이어 1만,8000명에 대한 추가 동원령도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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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은 가자지구 주민에 대한 대피경고 및 대규모 공습과 함께 시작됐다. 탱크와 전투기·군함 등이 총동원된 이스라엘 공격으로 18일 새벽 가자 남부지역에서 5세 어린이를 포함해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와 함께 가자 북부지역에선 지상군 투입 이후 처음으로 이스라엘군 1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가자지구 내 가자시티 주민의 인터뷰를 인용해 "지상군 투입 직후 많은 지역이 정전됐으며 아무도 돌아다니지 않는 거리에는 (사상자를 실어 나르는) 앰뷸런스만 왔다갔다 할 뿐"이라고 가자지구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하마스 측은 강력한 보복을 경고했다. 파우지 바르훔 하마스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의 지상군 공격개시는 위험한 조치로 그 결과는 상상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대가를 치를 것이며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에) 맞설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후 38년 만인 2005년 9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완전히 철군한 후에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에는 매년 반복적인 충돌이 발생했다. 그러나 수천명 규모의 지상군이 투입된 것은 2009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며 이미 지난 열흘간의 이스라엘 공습으로 200명이 넘는 팔레스타인이 사망하는 등 인명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최근 이 지역을 둘러싼 정치적 상황으로 사태해결이 녹록지 않아 2008~2009년의 참상이 재연될 수 있다는 비관론까지 나온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많은 세계 지도자들이 자제를 촉구했지만 이스라엘이 지상군 투입을 결정했다"며 "이미 위험한 상황이 더욱 위태롭게 됐다"고 우려했다.

한편 지상군 투입 결정과 함께 이스라엘 증시가 휴장한 가운데 미국 증시에 상장된 이스라엘 기업 주식은 지난 일주일 사이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3.5% 폭락한 멜라녹스테크놀로지를 비롯해 블룸버그 이스라엘·미국 주가 지수는 이날 1% 떨어졌다. 이스라엘 통화인 셰켈화 가치도 이날 달러 대비 0.4% 하락한 3.4275셰켈에 거래돼 5월20일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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