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가 1일 지정한 올해 출자총액제한, 상호출자 및 채무보증제한기업의 특징은 자산규모가 크게 확대됐고 재무와 수익구조가 개선됐다는 점이다. 또 계열사들의 평균부채비율이 100%미만인 기업집단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부채비율 100%미만 기업집단에 대한 `출자총액제한 졸업제`도 논란거리로 부각될 전망이다.
◇재계랭킹, 어떻게 바뀌었나=민간재벌과 공기업을 포함한 전체 기업집단에서 한국전력과 삼성이 각각 자산규모 92조원, 83조5,000억원으로 지난해에 이어 나란히 1,2위를 차지해 최상위 그룹간 순위변동은 없었다. 하지만 미도파, 동양카드인수 등 롯데그룹의 공격적 확장으로 지난해 각각 9위와 10위였던 포스코와 롯데의 순위가 역전됐고 지난해 16위였던 한화그룹도 대한생명 인수 덕에 13위로 올라섰다.
또 할인점 등 유통분야의 급성장에 힘입어 신세계가 31위에서 22위로, 금융ㆍ레저 등에서 약진중인 동양그룹도 32위에서 25위로 훌쩍 뛰었다. 반면 지난해 13위 현대와 14위 금호그룹은 경영상 어려움이나 자산매각탓에 각각 15위와 17위로 밀려났다.
◇자산과 계열사 변동내역=자산이 가장 많이 증가한 기업은 삼성그룹. 삼성전자 등 우량계열사의 막대한 순익 덕에 지난해 72조원에서 11조원 이상 불어난 83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대한생명과 파워콤을 인수한 한화와 LG그룹의 자산도 각각 4조4,000억원, 4조1,000억원씩 늘어났다.
또 현대백화점은 홈쇼핑과 유선방송분야의 확장으로 계열사가 8개나 늘어 계열사가 가장 많이 늘었고 역시 홈쇼핑사를 보유한 CJ그룹도 계열사가 5개 증가했다. 반면 대상과 SK그룹은 각각 3개, 2개씩 감소했다.
49개 전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의 계열사로 신규 편입된 기업은 91개였으며 이중 영화, 유선방송, 방송프로그램제작업체가 19개로 가장 많았다. 또 건설(10개), 소매업(7개), 금융보험업(6개) 등의 순으로 많이 늘어 최근 주요 그룹들이 이 분야로 신규진출중임을 입증했다.
반면 계열에서 제외된 42개기업중 정보처리 및 컴퓨터운영관련업(9개), 통신업(4개) 등 IT분야가 주를 이뤄 재벌들이 거품이 꺼진 IT분야에서 속속 손을 떼고 있음을 나타냈다.
◇부채비율 100%미만 졸업제, 논란예고=자산 5조원 이상으로 출자총액제한 규제를 받는 기업집단중 결합제무제표(공기업은 연결제무제표) 결과 부채비율(금융보험계열사 제외)이 100%미만인 기업집단이 한국전력(64.49%), 삼성(67.84%), 도로공사(95%). 롯데(74.02%), 포스코(54.62%), 수자원공사(20.52%) 등 6개에 달한다. 현행 출자총액제한제도는 부채비율 100%미만인 기업집단을 지정에서 제외토록 규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롯데, 포스코, 수자원공사가 지정에서 제외돼 있다. 하지만 잇따라 다른 기업들도 이 규정에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돼 실효성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정승량기자 sch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