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5월 13일] 한우를 세계적 브랜드로

최근 국제곡물가 폭등과 고유가에 따른 생산원가 증가로 한우의 사육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산 쇠고기의 전면개방 소식은 국내 한우 산업의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국제경쟁력의 관점에서 본다면 사료의 대부분을 수입하면서 소규모 가족경영 형태의 고비용 생산구조를 지닌 한우가 수입 쇠고기와의 가격 경쟁에서 이길 방법은 전무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물론 쇠고기 수입자유화 이후 국내 한우농가는 지속적으로 한우의 품질을 높여왔다. 그러한 노력은 정책적 지원과 소득수준 향상에 따른 고급육 소비증가에 힘입어 10년 전 15%에 불과했던 1등급 이상 한우가 지난해 3배 이상 증가한 51%에 이를 정도로 품질이 향상됐다. 한우의 품질 고급화는 미국산 쇠고기와의 경쟁에서 비교 우위 요소임에는 틀림없지만 광우병 파동으로 안전성에 민감한 소비자들은 쇠고기의 품질 외에도 생산공정이나 공급시스템 전체의 품질을 중시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와 축산 여건이 유사한 일본은 지난 2001년 광우병에 걸린 소가 발견되면서 급격한 소비감소로 쇠고기 가격이 대폭 하락했으나 국가 차원의 안전시스템 확립과 생산농가의 위생관리로 1년 만에 쇠고기시장이 회복됐다. 그 결과 한우와 비교되는 화우(和牛ㆍ와규)의 경우 브랜드가 시장에 잘 정착돼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안정된 소비를 유지하고 있다. 생산공정의 품질면에서 한우 산지의 축협을 중심으로 브랜드를 결성해 위생안전을 강화한 균일한 품질의 한우를 소비자에게 선보이고 있다. 또 비록 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오는 12월부터 쇠고기 생산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쇠고기 이력제도가 전면 도입될 예정이어서 한우의 유통과정은 보다 투명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횡성한우, 대관령한우, 안성마춤한우, 지리산 순한한우, 충남 토바우 등 지역을 대표하는 브랜드 한우들이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다양한 형태로 유통을 확대해나가고 있으며 이들에 대한 소비자의 평가도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은 희망적이다. 궁극적으로 한우의 경쟁력을 판단하는 것은 결국 소비자의 몫이다. 브랜드를 통해 한우만의 차별화된 맛을 제공함과 동시에 안전성을 강화하고 유통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한다면 소비자의 신뢰가 쌓여 앞으로의 무한경쟁 시대에서도 한우는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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