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레이스의 최대 이변은 공화당 주자인 마이클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의 돌풍. 3개월 전만해도 전국적 지지도가 한 자릿수에 그쳤던 허커비 전 주시사는 침례교 목사 출신의 이력과 화려한 언변, 유머감각으로 미 보수층의 마음을 사로 잡고 있다. 허커비 후보는 이달 초 전국적 지지도에서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두 이어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1ㆍ2위를 다퉈 그의 돌풍이 단순한 거품이 아님을 입증하고 있다. 허키비 후보에게 표심이 갑자기 쏠린 이유는 목사 출신인 그가 기독교 보수 세력을 대변하는 진정한 공화당 주자라는 평가에서 비롯된다. 미국 내 7,100만 명에 이르는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은 그 동안 공화당 주자 가운데 누구를 지지할 지 방향을 정하지 못했으나, 허커비 후보는 기독교 보수세력의 이익을 대변할 주자로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는 연설에서 성경 구절을 자주 인용하며, 전통적인 가족가치를 기치를 내세우고 있다. 복음주의자의 대부였던 고 제리 파월 목사의 아들 파월 주니어 리버티 대학 총장이 지난달 허커비 후보 지지를 선언함으로써 기독교 우파층의 지지를 끌어내는 기폭제가 됐다. 여론 조사기관인 조그비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허커비 후보는 자신들이 ‘아주 보수적’이라고 응답한 기독교계 공화당 유권자들로부터 43%에 달하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그 동안 1위를 달리던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공화당 주자이면서도 낙태와 동성연애를 지지해 기독교 보수세력의 눈밖에 났고, 미트 롬니 매사추세츠 전 주자사는 기독교인들이 꺼리는 모르몬교도다. 기독교 보수세력은 전통적으로 공화당 후보 선정은 물론 본선에서도 ‘킹 메이커’역할을 해왔다. 특정 후보에게 몰표를 몰아주는 강한 결집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과 조지 부시 현 대통령의 백악관 입성에는 기독교 우파 세력의 강력한 지지가 큰 힘이 됐다. 2000년 대선에서 기독교 보수세력의 70%는 부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줬다. 허커비 후보가 아이오와주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것도 전체 유권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아이오와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의 강력한 지지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그의 돌풍이 미국 전역에 몰아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보수색채가 얇은 지역에서 허커비의 지지도는 신통치 않다. 아이오와주 코커스에 이어 8일 첫 예비선거가 열리는 뉴햄프셔주는 진보색채가 강한 곳으로 허커비의 지지도는 10%에 머물고 있다. 이어 열리는 플로리다 등지의 여론조사에서도 2~4에 그친다. 미 국세청(IRS) 폐지 등 현실성 없는 공약을 앞세우는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