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아랍의 봄' 잇단 정권교체로 결실

모로코 총선 온건파 승리<br>이집트선 자유선거 시작<br>예맨도 대선일정 확정<br>높은 청년실업률 등 과제로

튀니지에서 촉발된 아랍 민주화 혁명의 물결이 잇달아 결실을 맺고 있다. 리비아와 이집트, 튀니지의 독재 지도자들이 이미 축출된 가운데 인근 아랍ㆍ북아프리카 국가들에서도 연쇄적인 정권 교체 바람이 일어 '아랍의 봄'이 가시적 성과를 내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화 바람을 타고 지난 7월 국왕의 권력을 제한하는 내용의 개헌을 실시한 뒤 첫 총선을 치른 모로코에서는 온건 이슬람주의 정당인 정의개발당(PJD)이 승리했다. 모로코 내무부는 26일(현지시간) 총선 중간 개표결과 정의개발당이 전체 395석 중 80석을 차지해 제1당이 될 것이 확실시 된다고 발표했다. 정의개발당은 총 110석 가량을 얻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새로 개정된 헌법에 따라 국왕 모하메드6세는 제1당인 정의개발당에서 총리를 지명하며 정의개발당은 다른 당과 다수 의석을 차지하는 연립내각을 구성해야 한다. 정의개발당은 최저임금을 50% 인상하는 공약을 내세워 시민들의 지지를 얻어냈다. 또한 미국과 유럽 등에 가까운 친서방 정책을 표명하고 있어 외교적 혼란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은 분석했다. 이집트에서도 28일 사상 첫 자유선거가 시작된다. 이집트에서는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을 쫓아낸 2월 혁명 이후 군부가 9개월 동안 실권을 장악했으나 민정 이양을 요구하는 반(反) 군부 시위가 날로 격화돼 지난 19일에는 시민 2명이 숨지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군부를 비난하는 국제 사회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군 최고위원회는 예정대로 총선을 치르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총선은 하원과 상원으로 나뉘어 내년 3월까지 계속되며 대선은 2013년경 치러질 예정이다. 예멘의 대선 일정도 확정됐다. 예멘 관영 사바 통신은 압둘 라부 만수르 하디 부통령이 포고령을 통해 내년 2월21일 대선을 치르기로 했다고 26일 보도했다. 예멘에서는 33년간 철권을 휘둘러온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지난 23일 각종 처벌을 받지 않는 조건으로 전격 퇴진한 바 있다. 하지만 아랍의 봄은 이제 막 걸음을 떼었을 뿐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아랍권의 청년 실업률이 극도로 높아 경제적으로 불안정하다"며 "또한 사분오열된 국내 정치를 추스를 수 있는 연립내각을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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