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낙용 전 산업은행 총재는 9일 이임사를 통해 "전혀 예상치 못한 정부의 결정에 따라 중차대한 시기에 산업은행을 떠나게 돼 아쉽다"며 정부의 이번 인사 단행에 대한 섭섭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엄 전 총재는 특히 "이번의 갑작스런 인사를 통해 개인적으로는 험난한 세상에 대처하는 종교적 성숙함을 얻을 수 있었다"며 소신있는 공직생활의 어려움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엄 전 총재는 이어 "지난 8개월간의 산업은행 생활은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속에서 험난한 시기였다"고 회고하며 "특히 대우자동차 직원들에 대한 정리해고는 평생 뼈 아픈 기억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750명의 정리해고를 포함, 총 6,000여명에 이르는 대우차 직원들이 직장을 잃게 된데 대해 시간이 지날수록 가슴아픈 기억으로 사무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엄 전 총재는 또 "뛰어난 능력과 열정을 지니고 있는 임직원들 덕분에 떠나는 발걸음이 무겁지만은 않다"며 "앞으로도 산업은행의 역할이 막중한 만큼 국민 모두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은행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윤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