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눈/10월 11일] 이마트 와인할인 행사가 던진 교훈

지난 9일 신세계 이마트의 용산역점 내 와인매장. 이날부터 시작된 ‘와인창고 대개방 행사’로 매장 안은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최근의 경기불황을 반영하듯 총 800여종 10만병의 와인을 최대 80%까지 싸게 살 수 있다보니 남들보다 먼저 좋은 품질의 와인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판매 첫날부터 대거 몰렸기 때문이다. 와인을 사려는 소비자들이 구름처럼 몰려들면서 이마트 용산역점이 이날 하루 동안 판매한 와인의 총 매출액은 무려 1억4,000만원. 평소 이마트 전국 116개 점포 하루 평균 와인 판매액 6,000만원의 두 배가 훨씬 넘는 금액이다. 행사를 기획한 이마트 측도 와인을 아무리 싸게 판다지만 이같이 엄청난 물량이 판매될지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와인 수입업체 측은 씁쓸하기만 하다. 이마트의 대규모 할인행사에 소비자들이 몰려들면서 판매량은 크게 늘어났는지 모르지만 수익적인 측면에서는 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가파르게 치솟고 있는 환율로 와인 수입가격까지 크게 뛰어올라 가격인상을 저울질하던 수입업체 입장에서는 저가할인행사가 반가울 리만은 없다. 하지만 와인업계의 전문가들은 지금의 이 위기를 오히려 국내 와인가격의 거품을 뺄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최근 몇 년간 불어닥친 와인열풍으로 너도 나도 와인시장에 뛰어들며 수입판매업체가 급증, 마케팅 비용증가를 야기시켰다. 이는 와인가격 거품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았다. 또 수입상과 도매상ㆍ소매상 등으로 이어지는 복잡한 유통과정을 거치면서 불어난 유통마진은 수입원가의 두 배를 훌쩍 넘으며 가격거품에 일조했다. 그러니 할인판매행사에 소비자가 몰리는 게 당연하다. 이번 와인창고 대개방 행사는 경기불황과 환율급등으로 침체에 빠져들고 있는 국내 와인시장과 와인 수입업체에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부풀어 오르기만 한 가격거품을 빼는 것이다. 이번 행사에서도 와인 수요는 충분하다는 것이 입증됐다. 이를 위해 수입업체와 유통업체가 서로 머리를 맞대 소비자와 와인 수입업계, 시장이 모두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